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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치

by 미지
사랑을 한다는 것은
매일 같은 노래만 듣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음악을 듣겠다는 것이다.


첫 장으로 ‘사랑’이라는 가치를 다루려고 한다. 나에게 사랑은 너무나 중요한 가치이기에 그만큼 더 오래 고민하고 깊게 생각한 주제이다. 다만, 나에게 중요하는 이 ‘사랑’은 단순히 이성간의 사랑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큰 의미에서 인간 대 인간, 휴머니티를 의미한다. 어떤 집단에서든 우리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지 않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인간의 특성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홀로 살 수 없으며 사회를 형성하여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어울림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동물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그래서 실제로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명은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10년정도 더 짧다.

요즘 하루를 보내며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화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도 최소한 이 글을 읽는 사람들만큼은 누군가를 대할 때 사랑이라는 감정이 남아있었으면 한다. 미리 얘기하자면, 해당 글에서 다루는 내용은 이성간의 사랑이 주로 차지할 것이다. 글을 쓰는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이리저리 책을 읽으며 저장한 글귀들이 대부분 그러하기에.

그렇지만, 이러한 가치는 이성뿐 아니라 어디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고, 적용되어야 한다.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 그것이 한 사람의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나도 노력해봤어 우리의 이 사랑을
안되는 꿈을 붙잡고 애쓰는 사람처럼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박원 <노력>


살면서 내가 아닌 누군가를 이만큼 좋아할 수 있구나 싶은 경험을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 마음의 크기에 따른 책임도, 시간의 힘듦을 감당해내는 것도 오롯이 나의 몫임을 알게 되는 것도. 이제는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크기가 더 커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정말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부족함이 많아.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때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며 커져가는 마음을 나중에 감당할 자신이 없어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며 미리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경험을 통한 학습’을 할수록 지켜야하는 규칙들이 많아지기만 한다. 너무 과한 사랑을 주어서도 안되고 너무 적게 주어도 안된다. 근데 마음이 가는 걸 어떡하나. 신경을 안 쓰고 싶어도 쓰이는 걸 어쩌나. 생각을 안하고 싶어도 생각이 나는데 말이다.

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있다. “낭만”

나는 낭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그래야 이 무채색으로 물든 사회에 조금의 색채감을 더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일 수 있는 일이라면 나는 나의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까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낭만은 돈과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리고 나의 모든 인간관계는 {돈+시간+에너지=} 라는 공식으로 적용된다)


각기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 다른 우주의 충돌이다.

이기주 <사랑은 내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본인이 받고싶은대로 해주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른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내가 받았을때 사랑이라고 느끼는 것을 상대방에게 표현했을 뿐이었는데, {돈+시간+에너지} 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대치를 주었더니 부담스럽단다. 처음엔 상대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에겐 이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나중에는 스스로에게서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나에게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과하게 느껴지는구나.’

되려 다른 이들과 다르게 사랑을 하면서 모순적으로 사랑을 덜 주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고, 나에게 그것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연적인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었다. 그러한 경험은 ‘사랑’을 스트레스로 바꾸어 놓았다. 말과 행동을 하기 이전에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고 정제하고 이렇게 큰 마음을 줄이고 줄여 “그냥 오다 주웠어” 주머니에서 쉽게 꺼내놓는 정도로 작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사실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좋기만 한 감정은 아닌 것 같다. 현재 나의 상태는 ‘이렇게 큰 나의 사랑을 충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겠지’ 라는 기대를 품고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에게 다시 한번 기대를 하고 싶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역시나’ 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길 바라며.


연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연애를 위한 연애'이고 다른 하나는'진짜 사랑에 빠져서 하는 연애'이다. 진짜 사랑은 '관능적 경탄'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첫눈에 보고 반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학벌이 어떻고, 집안이 어떻고, 직업은 무엇이고, 성격은 어떤가 따위의 문제가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즉, 상대방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게 되는 이성은 '진짜 사랑'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소개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에 배고픈 상태'를 전제하는 것이므로, 관능적 열정에 의한 순수한 직관이 불가능하다.

… 이래저래 진짜 연애란 골치 아픈 것이다. 그렇지만 평생 동안 진짜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보고 죽는다면 그것처럼 큰 비극은 없다.

마광수 <연애에 대하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에는 마광수 교수님이 계셨다. 내 교양 수업을 가르치셨던 교수님이 학부생 때 이 분의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학문적으로 꽤나 많은 파장을 일으키신 분이셨다고 들은 바, 심지어 이러한 교수님께서도 ‘이래저래 진짜 연애란 골치 아픈 것’ 이라고 표현하셨다는 것에서 심심한 위안을 삼는다.

그래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함께있음으로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존재.

이전의 것들이 더 이상 생각이 나지 않고,

더 나은 내가 되게끔 해주고, 하루의 의미가 생기는 것.

그리하여 너로 하여금 내가 완성되어 가는 것.

이것이 내가 정의 내린 사랑이다.


​구름 위를 걷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
널 알게 된 후부터 나의 모든 건 다 달라졌어

이게 아닌데 내 마음은 이게 아닌데
널 위해 준비한 오백가지 멋진 말이 남았는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그 보단 더욱더 로맨틱하고 달콤한 말을 준비했단 말이야

나를 봐줘요 내 말을 들어봐 줘요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사랑해

뜨거운 감자 <고백>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뜨거운 감자의 <고백>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아니야’ 내 사랑을 더 좋은 말로 정리하기 위해서 더 많은 글과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때로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 앞에서 단순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삶은 너무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고, 사회는 점점 무질서해져간다. 이렇게 치열하고 어두움이 드리우는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가치만큼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에게 유일한 빛과 같은 희망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제목 514709635은 전화 다이얼로 사랑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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