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마실 18화

포니자동차

자동차

by 서윤

포니자동차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은 바람도 없었는데 갑자기 큰길에 흙먼지가 뿌옇게 날려서 우리들은 돌다리를 건너서 큰길에 달려나갔다. 그때 이상하게 생긴게 우리마을 양짓말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 와 ~~~ 와 ~~~ 저거 뭐지 와 ~~ '

우리들은 처음보는 자동차가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는 걸 따라잡으려고 있는 힘껏 달려올라갔다.

예숙이네 마당에 자동차가 햇살에 반짝이면서 서 있는 걸 보고 너무 신기해서 얼굴도 비춰보고 손으로도 만져보면서

' 이거 자동차인가버 자동차 '

그때 영섭이가 유리를 쓰다듬으면서 자동차라고 했다.


' 야 너 자동차 본 적 있어 ? '

' 응 삼촌이 보는 책에서 많이 봤어 '

' 진짜로 본적은 있냐구 '

' 아니 없어 근대 이거 포니여 포니 우리나라에서 만든 자동차여 '

' 그라믄 우리나라에서 안 맹근것도 있는겨 ? '

' 바보야 우리나라는 가난해서 자동차 못맹글었는데 얼마전에부터 맹근댜 '

' 와 영섭이 똑똑허네 느그 삼촌이 가르쳐준거여 '

' 그려 우리 삼촌은 서울에 살아봐서 엄청 똑똑혀 '


자동차가 신기하고 너무 타보고 싶은데 문이 잠겨있어서 우리는 바퀴도 발로 차보고 차 밑에도 들어가보고 누가 이걸 타고 왔는지 다들 궁금해했다.


' 근데 이거 누구네 차인지 아는겨 ? '

' 그걸 어떻게 알어 아까 우리 다같이 본거잖어 '


그때 상심이가 우리쪽으로 뛰어내려왔다.


' 야 서윤아 니네집에 양복입은 아저씨 왔어 빨리 집에 가봐 '

' 우리집에 양복입은 아저씨 그게 누군데 '

' 나도 몰러 선물도 많이 들고 왔더라 빨리 집에 가보라니까 '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갔는데 엄마가 부엌에서 나오시면서 손님 오셨으니까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그 손님이 봉당에 벗어놓은 구두도 자동차처럼 반짝거렸다.

엄마가 밥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시길래 슬금슬금 나도 방에 들어갔는데 아버지가 인사를 하라고 했다.


' 막둥이 일루와서 절 해봐 '

쭈빗거리면서 서 있는데 그 양복입은 아저씨가 ' 무슨 절을 해요 오래비한테요 ' 했다.

' 그려도 그게 아닌겨 어여 여그 6촌 오래비한테 절 올려봐 '

' 응 '

나는 절을 하면서 ' 안녕하세유 ' 했고

그 아저씨는 ' 그래 그래 많이 컸네 간난아기때 보고 처음이네 ' 했다.


그리고 윗목에 커다란 상자를 주면서 과자니까 먹으라고 했는데 그 상자안에는 처음보는 과자에 사탕 초코렛이 가득 담겨 있어서 나는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잘 먹을께유 ' 하고 두손으로 받았는데 엄마가 나를 째려보는 것 같아서 다시 내려놓았다.


그 아저씨는 서울에서 버스회사를 하는 사장님이고 나랑은 6촌이라고 했다.

시골에 땅이 많은데 그걸 팔고 싶어서 아버지를 찾아온거라고 했다.

우리가 사는 집도 원래 그 아저씨 집이었다고 나중에 아버지가 이야기해줬다.


나는 자동차를 타보고 싶어서 마루에 앉아 그 아저씨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 아부지 나 자동차 타보고 싶어 ' 했더니 ' 안되는구먼 큰일날 소리여 그게 을매나 귀한건데 타본다고 그려 ' 하셨다.

' 치 한번만 타보고 싶어 아부지 '

' 아 글쎄 그건 안된다니까 그러네 '

내가 삐져서 울먹거리니까 그 오빠라는 사람이 괜찮다고 했다.


' 괜찮아요 아저씨 잠깐 타보면 되지요 '

' 진짜유 진짜 타봐도 되유 '

' 그래 내가 큰길까지 태워줄께 '

' 고맙습니다 와 ~~~~ '


진짜로 큰길까지 자동차를 타고 갔는데 너무 신기했다.

의자도 푹신하고 자동차는 금방 큰길까지 갔다.

오빠라는 사람이 탄 자동차는 다시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고개말을 넘어갔고 우리는 자동차가 지나간 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상심이가 말하기를


' 니들 그거 알어 ? 우리가 스무살을 더 먹으면 집집마다 자동차가 한대씩 있을거래 우리 아부지가 그랬어 '

' 그짓말 하고 있네 저게 얼마나 비싼건데 집집마다 자동차가 있어 ' 영수는 상심이 말을 믿지 못한다고 했다.

' 진짜여 내기할래 내기하자 '

' 그려 내기해 진짜가 아니면 100원 주기해 ' ' 야 100원이 어딨어 ? '

' 거봐 자신없는거지 '


그때 영섭이 삼촌이 예숙이네 집에서 나오면서 상심이 말이 맞다고 했다.

' 거봐 내 말이 맞다고 하시잖어 '

영섭이하고 예숙이는 사촌이라서 영섭이 삼촌이 예숙이 삼촌이었는데 영섭이 삼촌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했다.

우리는 그 삼촌을 대학생삼촌이라 불렀었다.


그날 우리동네에 갑자기 나타난 포니자동차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키우고 먼 훗날 각자의 자동차를 몰고 마을에 들어서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영섭이는 자동차 만드는 회사에 다닐거라 했고 상심이는 자동차가 있는 남자랑 결혼할거라고 했다.

나는 잠깐 앉아 본 자동차 의자를 생각하면서 나중에 꼭 자동차를 사서 울 아버지를 태워줘야지 다짐했다


조용한 산골마을에 나타난 포니자동차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꿈을 선사하고 떠나갔다.

지금도 포니가 서 있었던 예숙이네 바깥마당을 보면 그 옛날 100원 내기를 하던 영수와 상심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흙먼지 날리면서 포니는 멀어져갔지만, 우리들 마음속엔 당찬 포부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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