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포니자동차
냇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날은 바람도 없었는데 갑자기 큰길에 흙먼지가 뿌옇게 날려서 우리들은 돌다리를 건너서 큰길에 달려나갔다. 그때 이상하게 생긴게 우리마을 양짓말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 와 ~~~ 와 ~~~ 저거 뭐지 와 ~~ '
우리들은 처음보는 자동차가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는 걸 따라잡으려고 있는 힘껏 달려올라갔다.
예숙이네 마당에 자동차가 햇살에 반짝이면서 서 있는 걸 보고 너무 신기해서 얼굴도 비춰보고 손으로도 만져보면서
' 이거 자동차인가버 자동차 '
그때 영섭이가 유리를 쓰다듬으면서 자동차라고 했다.
' 야 너 자동차 본 적 있어 ? '
' 응 삼촌이 보는 책에서 많이 봤어 '
' 진짜로 본적은 있냐구 '
' 아니 없어 근대 이거 포니여 포니 우리나라에서 만든 자동차여 '
' 그라믄 우리나라에서 안 맹근것도 있는겨 ? '
' 바보야 우리나라는 가난해서 자동차 못맹글었는데 얼마전에부터 맹근댜 '
' 와 영섭이 똑똑허네 느그 삼촌이 가르쳐준거여 '
' 그려 우리 삼촌은 서울에 살아봐서 엄청 똑똑혀 '
자동차가 신기하고 너무 타보고 싶은데 문이 잠겨있어서 우리는 바퀴도 발로 차보고 차 밑에도 들어가보고 누가 이걸 타고 왔는지 다들 궁금해했다.
' 근데 이거 누구네 차인지 아는겨 ? '
' 그걸 어떻게 알어 아까 우리 다같이 본거잖어 '
그때 상심이가 우리쪽으로 뛰어내려왔다.
' 야 서윤아 니네집에 양복입은 아저씨 왔어 빨리 집에 가봐 '
' 우리집에 양복입은 아저씨 그게 누군데 '
' 나도 몰러 선물도 많이 들고 왔더라 빨리 집에 가보라니까 '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갔는데 엄마가 부엌에서 나오시면서 손님 오셨으니까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그 손님이 봉당에 벗어놓은 구두도 자동차처럼 반짝거렸다.
엄마가 밥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시길래 슬금슬금 나도 방에 들어갔는데 아버지가 인사를 하라고 했다.
' 막둥이 일루와서 절 해봐 '
쭈빗거리면서 서 있는데 그 양복입은 아저씨가 ' 무슨 절을 해요 오래비한테요 ' 했다.
' 그려도 그게 아닌겨 어여 여그 6촌 오래비한테 절 올려봐 '
' 응 '
나는 절을 하면서 ' 안녕하세유 ' 했고
그 아저씨는 ' 그래 그래 많이 컸네 간난아기때 보고 처음이네 ' 했다.
그리고 윗목에 커다란 상자를 주면서 과자니까 먹으라고 했는데 그 상자안에는 처음보는 과자에 사탕 초코렛이 가득 담겨 있어서 나는 '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잘 먹을께유 ' 하고 두손으로 받았는데 엄마가 나를 째려보는 것 같아서 다시 내려놓았다.
그 아저씨는 서울에서 버스회사를 하는 사장님이고 나랑은 6촌이라고 했다.
시골에 땅이 많은데 그걸 팔고 싶어서 아버지를 찾아온거라고 했다.
우리가 사는 집도 원래 그 아저씨 집이었다고 나중에 아버지가 이야기해줬다.
나는 자동차를 타보고 싶어서 마루에 앉아 그 아저씨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 아부지 나 자동차 타보고 싶어 ' 했더니 ' 안되는구먼 큰일날 소리여 그게 을매나 귀한건데 타본다고 그려 ' 하셨다.
' 치 한번만 타보고 싶어 아부지 '
' 아 글쎄 그건 안된다니까 그러네 '
내가 삐져서 울먹거리니까 그 오빠라는 사람이 괜찮다고 했다.
' 괜찮아요 아저씨 잠깐 타보면 되지요 '
' 진짜유 진짜 타봐도 되유 '
' 그래 내가 큰길까지 태워줄께 '
' 고맙습니다 와 ~~~~ '
진짜로 큰길까지 자동차를 타고 갔는데 너무 신기했다.
의자도 푹신하고 자동차는 금방 큰길까지 갔다.
그 오빠라는 사람이 탄 자동차는 다시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고개말을 넘어갔고 우리는 자동차가 지나간 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상심이가 말하기를
' 니들 그거 알어 ? 우리가 스무살을 더 먹으면 집집마다 자동차가 한대씩 있을거래 우리 아부지가 그랬어 '
' 그짓말 하고 있네 저게 얼마나 비싼건데 집집마다 자동차가 있어 ' 영수는 상심이 말을 믿지 못한다고 했다.
' 진짜여 내기할래 내기하자 '
' 그려 내기해 진짜가 아니면 100원 주기해 ' ' 야 100원이 어딨어 ? '
' 거봐 자신없는거지 '
그때 영섭이 삼촌이 예숙이네 집에서 나오면서 상심이 말이 맞다고 했다.
' 거봐 내 말이 맞다고 하시잖어 '
영섭이하고 예숙이는 사촌이라서 영섭이 삼촌이 예숙이 삼촌이었는데 영섭이 삼촌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다고 했다.
우리는 그 삼촌을 대학생삼촌이라 불렀었다.
그날 우리동네에 갑자기 나타난 포니자동차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키우고 먼 훗날 각자의 자동차를 몰고 마을에 들어서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영섭이는 자동차 만드는 회사에 다닐거라 했고 상심이는 자동차가 있는 남자랑 결혼할거라고 했다.
나는 잠깐 앉아 본 자동차 의자를 생각하면서 나중에 꼭 자동차를 사서 울 아버지를 태워줘야지 다짐했다
조용한 산골마을에 나타난 포니자동차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꿈을 선사하고 떠나갔다.
지금도 포니가 서 있었던 예숙이네 바깥마당을 보면 그 옛날 100원 내기를 하던 영수와 상심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흙먼지 날리면서 포니는 멀어져갔지만, 우리들 마음속엔 당찬 포부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