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하기 전에 커피?

by 요기남호

원래 난 커피를 못 마셨다. 커피 카페인에 예민해서. 마시면 너무 흥분이 되었다. 심지어 손이 가늘게 떨릴 때도 있었다. 이상했다. 녹차는 덜 심했다. 많이 마셔도 녹차는 흥분이 된다는 느낌도 덜했고, 손이 떨리는 증상도 없었다.* 물론, 저녁에 녹차를 많이 마시면, 밤에 잠을 쉽게 들지는 못하지만. 내 몸안에서 커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잘 몰랐다. 알아낼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커피를 멀리하였을 뿐. 커피의 쓴맛을 즐기지 않았으니까.


현대 도시인으로 살면서 커피를 멀리하기는 쉽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를 만날때 커피숍을 이용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커피 잔을 앞에두고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도시민적 삶을 50대 후반까지 살아오면서, 커피에 익숙해지지 않게 되는 것은 익숙해지는 것보다 어렵다. 그래서, 나도 이젠 커피를 가끔 마신다. 일주일에 3-4번쯤. 우유를 섞어서. 커피숍에가면 카푸치노를 시킨다.


커피는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신체의 에너지소비량을 올려주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블랙으로 마시면 말이다.


모든 음식은 우리 몸에 약이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배합으로 적절한 양을 섭취하면 말이다.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Ayurveda)에 의하면 인체와 음식물을 비롯한 우주의 삼라만상은 다섯가지의 요소가 다른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에테르 (공간), 공기, 불, 물, 흙이 다섯가지 요소다. 사람의 체질은 이 다섯가지 요소중에 어떤 요소들이 더 많은지에 따라 세가지로 나뉜다: Vata(공간과 공기), Pitta(불과 물), Kapha(물과 흙). 눈여겨 볼 점은 각 체질에는 서로 상반되는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공간이 많으면 그 공간을 채울 공기가 있고, 불이 있으면 물이 있어 타는 것을 방지하고, 흙이 있는 곳은 물이 있어 흙을 결합하게 해준다. 양과 음의 조화다.


아유르베다 식이법에 의하면, 커피는 불의 기운이 많다.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그래서 몸을 건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요가도 불이다. 몸을 뜨겁게 하고 땀을 흐리게 한다. 그래서, 아쉬탕가 요가 같은 육체적으로 힘든 요가를 매일 새벽에 1-2시간하는 사람들에겐, 커피를 마시면 몸에 불의 기운을 너무 많이 줄 수가 있다. 특히 요가를 하기 직전에는. 그래서 아유르베다 식이법과 요가를 병행하는 사람들은 요가 직전에 커피 마시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고 힘든 요가를 하면 몸이 너무 건조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요가후에 마시는 커피는 어떠한가. 아유르베다는 체질에 따라 권하는 게 다르다. 카파(Kapha)형은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면 좋다. 그러나, 그것도 하루에 한잔 정도만. 바타(Vata)와 피타(Pitta) 체질의 경우에는 매일 마시지 않고 하루 이틀씩 걸러서 마시기를 권한다. 그것도 커피의 불의 기운을 약화시키기 위해, 우유나 설탕을 첨가하여 마시는 것을 권한다.


커피 카페인에 예민했던 나의 몸은 피타 혹은 바타형이었던 듯 싶다. 커피를 마실때 카푸치노를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듯하다.

요가를 하고 난 직후에는 바로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 몸에 열이 너무 나서 몸이 음식물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요가로 생긴 몸 속의 불을 가라앉혀야한다.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사바사나), 냉수를 마시고, 샤워를 한다. 그리곤, 본격적인 음식물 섭취전에 음료를 마신다. 차를 마시거나, 우유를 탄 커피를 마시거나. 최근에는, 녹차음료 하나를 만들어 마실때도 있다. 우유를 덥힌 후에, 녹차의 일종인 마차(Matcha)가루를 섞는다. 꿀을 첨가할 때도 있다. 맛있다. 몸에 좋다는 항산화성분도 섭취하고. 알고보니, 내가 즉흥적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했던 이 음료는 이미 대부분의 커피숍에서 팔고 있었다. 바로 차이라떼 (Chai Latte). 물론, 커피숍의 차이라떼는 내 입맛에는 너무 달다. 단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덥힌 우유에 그냥 마차가루만을 섞어 드시라. 그래도 감칠맛이 쏠쏠하다.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의 맛과 약간 씁쓸한 마차의 맛이 조화를 잘 이룬다.


음료를 마시고 나면, 벌써 10-11시 경이다. 이렇게, 새벽에 행하는 요가수행은 하루의 음식섭취 일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 녹차에 함유되어 있는 카페인 양은 커피의 카페인 양의 1/3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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