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백과 컴백업 6인치

6in = 15.24cm

by 요기남호

오늘 한동안 뜸했던 단골 커피숍에 왔다. 날 알아본 직원이 라떼에 잎파리를 무려 세개나 그려주었다. 큰 잎새 하나가 중앙에 있고, 양쪽 위에 작은 잎새 두개가 그려져있다. 세개나 그려주어서 고맙다고 했더니, 오랜만에 보게 되어 반갑다고 직원이 말해주었다. 라떼도 커피잔을 가득채워 넘쳐흐르기 직전이다. 그래서, 직원 자신이 조심스레 들고 나의 테이블까지 들어다 주었다. 이런 작은 호의가 하루를 즐겁게 한다. 누군가가 우리의 존재를 기억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것도 좋은 의미로..


오늘 나의 요가에서 작은 이정표를 세웠다. 카포타사나에 집중을 한지가 꼭 일주일이 흐른 오늘 말이다.


지난 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카포타사나를 다섯번씩 했었다. 그중에 마지막 두번은 벽 가까이에서 하며 허리를 뒤로 꺽어 내려간 후에 팔로 벽을 밀어 허리를 더 꺽어주었다.


오늘, 카포타사나를 세번 한 후에, 벽으로 이동하려하니, 구루 존이 말했다. '벽에서 말고 그냥 한번만 더해. 내가 도와줄께.' 그 말은, 자기가 내 몸을 더 비틀어 손이 발꿈치에 닿도록 해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존이 지난주 수요일 쯤에 그렇게 해볼까하고 물어왔었다. 그때, 난 거절을 했었다. 자신이 없어서. 그런데, 오늘은 카포타사나를 세번 하는 동안, 허리가 지난주보다 더 꺽이는 것을 느꼈다. 세번째때는 머리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왼손 뿐아니라 오른손도 발에 닿았다. 그리고 나의 왼손이 왼발 중앙을 움켜쥘 수가 있었다. 그래서, 희망이 생겨, 존이 말해올때, '그래, 오늘 네가 도와주면 손이 발꿈치에 닿을 수도 있겠다. 해보자.'라고 응답했다.


무릎을 꿇고, 상체를 세우고, 허리를 뒤로 꺽기 시작했다. 뒤로 내려가기 전에, 허리를 뒤로 최대한 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니,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허리가 90도로 꺽여야한다. 그런 상태가 되면, 손은 벌써 발 위에 놓이게 된다. 발을 잡고 힘을 주어 더 허리를 꺽으면, 손이 발꿈치을 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늘, 손이 발가락 끝에 닿았었다. 그래서 희망이 생겼던 것이다. 허리를 꺽기 시작하자, 존이 아직 내려가지 말라며, 내 허리 밑을 손으로 가볍게 지탱하며, 나에게 숨을 크게 쉬며 가슴을 위로 펴라고 주문을 했다. 내가 그렇게 하자, 존은 다른 손으로 나의 등 위쪽을 목 쪽으로 쓰다듬으며 등이 더 펴지도록 도와주었다. 펴질만큼 펴졌다고 생각이 들었는지, 이제 천천히 뒤로 내려가라고 했다. 내려가니, 내 손이 벌써 발가락을 넘어 발등에 닿았다. 그러자, 존이 내 오른손을 뒤로 더 가져가 오른발꿈치(!)를 잡게 했다. 잡긴 했는데, 그 상태를 0.5초도 유지하지는 못했다. 바로 오른손이 발꿈치로부터 멀어졌다. 존은 괜찮다며, 바로 나의 왼손을 더 뒤로 가져가 왼발꿈치를 잡게 했다. 왼쪽은 오른쪽보다는 상태가 더 낫다. 0.5초 정도는 그 상태였던 듯 싶다.


그러니까, 오늘 처음으로 카포타사나를 하면서, 손이 발꿈치를 움켜잡았던 것이다. 존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ㅋㅋ 나의 요가여정에서의 중요한 이정표다. 카포타사나를 시작한지 대략 1년 10개월이 지난 후다. 그동안, 가랑비에 온몸이 서서히 젖듯이, 카포타사나가 나에게 서서히 스며들어왔다. 그리곤, 오늘 카포타사나의 여신이 쌩긋 웃어주었다. 0.5초 동안. 이렇게 카포타사나에서 손이 발꿈치에 닿게 되면, 아주 잠시지만, 그러면 드롭백과 컴백업을 2인치 두께의 블록 3개에서 할 수가 있다. 처음 시도에서는 벽에 손을 대고 올라왔지만, 두번째 시도에서는 가뿐히 올라왔다. 벽에 손을 댈 필요도 없이. 나의 기록갱신이다.


자, 내일은 카포타사나의 여신이 조금 더 웃어줄까? 아님, 다시 새침을 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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