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지나며 내 요가 그룹의 멤버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거의 사람이 없다. 저번주와 이번주는 고정멤버인 킴마저 여행을 떠나서, 거의 나 혼자였다. 그래서, 존이 일대일 개인교습 비슷하게 혹독한(?) 훈련을 나에게 강요(!)하고 있다. ㅋ
내가 요가를 시작하는 시각은 대략 6시. 수리야 나마스카라와 opening sequence 아사나들로 몸을 거의 다 풀고 있으면, 존이 들어선다. 그리고 중급시리즈 첫 아사나인 파사사나 부터 나에게 와서 내 몸을 짓누르고 비틀고 하며, 빡센 훈련을 시킨다. ㅠㅠ 어제는 카포타사나를 하는데, 존이 와서 내 등을 들어올려, 허리를 뒤로 깊숙하게 꺾어, 두 손이 최대한 발꿈치에 가깝게 다가가도록 내 몸을 뒤로 비틀었다. 아이고.. 왜 다른 사람들이 오질 않나하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제발 다른 사람이 와서 존의 관심과 시간을 뺏어가라..
나의 바램이 지극했던지, 오늘은 7시 반 경에 무려 네사람이나 거의 같은 시간에 몰려들어왔다. 그동안 대략 10여명이 와서 시도를 하였는데, 2번 이상 나온 사람들은 이들이다. 뭐, 나는 중급시리즈는 다 마치고, closing sequence를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그 네사람 중에, 세 사람은 오기 시작한지 3-5번 밖에 되지 않아서, 존이 그들 모두를 동시에 가르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그중에 한 사람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난 이제 존의 조교다.
내가 가르친 사람은 사실 내가 이 요가에 끌어들인 학생이다. 스리랑카에서 온 물리학과 대학원생. 이번 여름부터 내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학생이다. 이름은 아시리. 이번 월요일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지도교수와 같이 하는 요가이니, 이 친구는 졸업할때까지 계속 하게 될 것이다. 어쩌겠는가.. ㅋ
놀랍게도, 아시리는 스리랑카에서 대학을 다닐때, 태권도를 하였다고 했다. 관장은 한국사람이었고. 스리랑카에 있을때, 요가를 배우고 싶었지만, 그곳에서는 남자들은 거의 요가를 하지 않아서, 용기를 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곳에선 지도교수가 요가를 강추하니, 용기도 낼 필요가 없이 같이 하게 된 것이다. 오늘, 그에게 수리야 나마스카라 B, 파당구스타사나, 파다 하스타사나, 우티타 트리고나사나 A,B, 우티타 파르스바코나사나 A를 가르치고, 우티타 파르스바코나사나 B를 가르치려는데, 존이 와서, B는 아시리에게 너무 어렵다며, A 까지만 하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아시리는 땀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opening sequence의 첫 3-4개의 아사나인데도 말이다. 사실 나도 그랬었다. 3년 6개월전 쯤, 처음 이 요가를 시작할때는, 지금은 비교적 쉬운 초급시리즈 아사나들이 너무 어려워서 땀이 뻘뻘 나왔었다.
아시리가 꾸준히만 하면, 졸업할때 쯤이면, 지금 내가 하는 중급시리즈들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 나와 같이 공부할 물리연구보다, 이 요가가 아시리의 인생에 더 지대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근데, 이 새로운 멤버들이 좀 일찍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존이 나에게 관심을 좀 덜 가지게 말이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