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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Dec 29. 2022

요가 교수법

Mayurasana

*표지사진: 마유라사나


요가선생 마다 교수법이 약간씩 다르다. 어떤 선생의 교수법이 자신의 취향에 맞느냐는 각자의 선택이다.


샬롯스빌 아쉬탕가 요가원의 선생 캐롤앤이 오늘도 나에게 마유라사나를 배우겠느냐고 물었다. 난, 거절했다. 벌써 세번째다. 캐롤앤이 그 제안을 한 것이.


마유라사나는 아쉬탕가요가 중급시리즈에서 가장 어렵다는 카란다바사나 (Karandavasana) 다음에 나오는 아사나다. 내가 카란다바사나를 제대로 할 수가 있어서, 캐롤앤이 다음 아사나를 배우라고 제안을 하는 걸까? 아니다. 이제 겨우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흉내가 아닌, 머리를 바닥에 대고 하는 흉내다. 그러니까, 갈길이 멀다. 카란다바사나 바로 전에 나오는 핀차 마유라사나는 이제 그런대로 흉내를 낼 수가 있다. 아직 물구나무를 설때, 머리가 바닥에 살짝 닿지만, 바로 머리를 공중에 들어올린 후에 호흡을 10번 할 수가 있다. 그만큼 몸의 균형을 잡을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카란다바사나는 핀차 마유라사나 상태에서, 그러니까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는 상태에서, 다리를 공중에서 가부좌상태로 취하고 가부좌다리를 천천히 밑으로 내려 겨드랑이근처의 팔에 내려놓아야한다. 지금은, 머리가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그 동작들을 흉내낼수가 있다. 좀 진전이 있는 셈이다. 그것을 보고, 캐롤앤은 내가 그 다음 아사나인 마유라사나를 첨가할 단계라고 생각한 듯하다.


아쉬탕가요가교수법은 한 아사나를 완벽하게 할 수가 없어도 어느정도 숙달이 되면 다음 아사나를 시작하는 교수법이다. 나의 구루 존 벌트만도 그렇게 가르친다. 문제는 '어느정도'의 숙달이 된 상태가 다음 아사나를 시작하는 '최적기'냐다. 이 문제에 대한 태도가 존과 캐롤앤이 다른 지점이다. 캐롤앤 자신을 포함하여 그녀의 요가원 학생들은 진도가 너무 빠르다. 수행하는 아사나의 숫자는 많은데, 그중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사나들도 많다. 그러한 수행법은 이미 발달된 근육과 유연성을 더욱 발달/유지하도록 하지만, 발달이 아직 되지 않은 근육과 유연성을 빠르게 발달시키기에는 부적절한 수행법 같다.


존이 나에게 카포타사나를 시작하게 한 후 2년여동안 카포타사나이후에 나오는 쉬운 아사나들을 나에게 첨부시켰다. 그러다가, 금년 초여름에 나에게 카포타사나 이후의 아사나들은 당분간 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에 카포타사나에 집중하라는 요구였다. 나의 카포타사나의 진전이 매우 느렸기 때문이다. 그후 매일 카포타사나를 최소 3번 시도를 해야만 했다. 그러기를 3개월정도 지난 후, 가을 존은 다시 그 이후의 아사나들을 하라고 했다. 그 3개월동안 나의 카포타사나가 진전이 좀 있었으니까. 물론 아직 허리를 뒤로 꺽었을때 손이 발의 뒤꿈치에 닿지는 않는다. 도움이 없이는. 그러나 이젠 도움이 없이도 두/세번째 시도에서는 발바닥의 반절정도는 손으로 잡을 수가 있다. 그리고 드롭백/컴백업도 15센티미터 블록을 바닥에 깔고는 어렵지 않게 할 수가 있다. 그만큼 허리가 뒤로 꺽인다는 게다. 현재 나의 한계치 중에 가장 어려운 지점은 바로 허리가 뒤로 꺽이는 정도다. 존의 교수법은 나의 한계치 중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에 시간과 노력을 더 쓰게하는 교수법이다. 바로 내가 선호하는 교수법이다. 매일 학생들로 하여금 각자의 한계치를 확장해가게 하는 방식.


지금 나에겐, 새로운 그러나 상대적으로 쉬운 마유라사나를 배우는 것 보다는, 어려운 카란다바사나에 집중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훈련이라 생각한다. 마유라사나를 하는 시간에 카란다바사나를 한번 더 시도를 하면서 머리를 바닥에서 들고 시도를 하는 것이 나의 현재 한계치를 확장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카란다바사나의 동작을 머리가 바닥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할 수 있을때가 다음 아사나를 배울 최적기가 아닐까. 그때가 되려면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다. 그러면 그때는 존의 수업이 다시 시작될 것이고, 난 존에게서 새로운 아사나인 마유라사나를 배우게 될 것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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