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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와 타투

요가친구

by 요기남호

요가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몸에 타투를 한 사람들이 제법 있다. 특히 아쉬탕가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타투를 하기로 유명하다. 자부심때문일까, 아니면 어느 수준에 오르면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타투를 할까.. 아뭏든 주위의 아쉬탕가요가인들 중에 타투를 한 사람들을 제법 본다. 선생 존이 그 한 예다. 등 전체에 척추를 따라 커다란 멋드러진 불교냄새가 나는 타투가 있다. 내가 다니는 버지니아대학 아쉬탕가요가 그룹은 다수가 저학년 대학생 또는 교직원들이어서인지 그런 면에서는 보수적이어서, 존 이외에는 타투를 한 사람이 없었다. 이번 학기 전에는 말이다. 이번 학기에 새로 나오기 시작한 멤버들 중에 몸에 타투를 한 여성이 있다. 이름은 캐시 (Cathy). 나이는 짐작컨데 30살 전후. 20대 후반 혹은 30대 전반.


겨울방학동안에는 존이 수업을 하지 않아, 샬롯스빌에 있는 또 다른 아쉬탕가요가원 (Ashtanga Yoga of Charlottesville, 줄여서 AYC)에 가서 한달가량 수련을 했었다. 그곳은 대학소속이 아닌 다른 일반인들도 많아서 타투를 한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기억으로는 5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타투를 하고 있었지 않았나 한다. 어떤 타투는 멋있었고, 어떤 타투는 왜 저런 타투를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타투도 있었다. 하려면, 제대로 멋진 타투를 해야지..


AYC와 존의 그룹은 샬롯스빌의 아쉬탕가요가 커뮤너티에서 쌍벽을 이룬다고 하겠다. 처음에는 존의 그룹에서 요가를 시작했다가 어느 정도 숙달된 후에 AYC로 이적을 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에 두 사람은 나와도 가벼운 친분이 있다. 존의 수업 방식은 좀 엄격하다. 그리고 새벽 6시에서 8:30분까지만 존은 가르친다. 새벽형이 아니면 계속 나올 수 없는 수업이다. 그에 비해, AYC는 덜 엄격하고, 아침수업반은 10시까지 열려 있고, 초저녁반도 있다. 그래서 야간성 사람들도 저녁반에 와서 수련을 할 수가 있다. 그런저런 이유로 존 그룹에서 AYC로 이적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듯하다. 그에반해, AYC에서 존 그룹으로 넘어온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번 학기 전에는 말이다.


1월 초 학기가 시작하고 존이 다시 수업을 하기 시작하자마자, 못보던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에 나보다 약간 더 고수인 한 여성이 눈에 띄었다. 여느때는 초급시리즈만 하거나, 중급시리즈 아사나를 할 때는 카포타사나 바로전 아나사인 라구 바즈라사나 (Laghu Vajrasana)까지만 하는 여성이었다. 독특한 것은 왼팔에 매우 기다란 타투가 있었다. 왼팔 어깨에서부터 팔목까지 기다랗게 타투가 새겨져 있는 여성이었다. 캐시(Cathy)가 바로 그 여성이다. 수련하고 있는 중급시리즈 아사나의 가짓수는 나보다 적지만, 한눈에 나보다 고수임을 알 수가 있었다. 캐시는 바닥까지 드롭백과 컴백업을 쉽게 한다. 몸은 말랐지만 잔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고, 키는 대략 172센티미터정도다. 요가에 최적인 몸이다. 아니, 요가로 잘 단련된 몸이다.


캐시가 얼마나 오랫동안 요가를 수련해왔는지가 궁금했다. 오늘 그 질문을 할 기회가 생겼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요가를 마쳤고, 내가 클로징 시퀸스를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와서 자기도 클로징 시퀸스를 했다. 다 마치고 일어나며, 내가 말을 걸었다.


나: '얼마동안 수련을 했니?' (How long have you been practicing?)

캐: '5년 (5 years)'

나: '아 역시 (No wonder). 어디에서 수련했니? (Where did you practice?)'

캐: 'AYC'

나: '나도 이번 겨울방학에 그곳에 갔었는데.. (I did practice there in the winter break)'

캐: '응, 그래서 내가 여기에 왔어. 그곳에서 널 보았거든. (Yes, that's why I came here. I saw you there)'


그러니까, 캐시는 겨울방학때 AYC에서 날 보았다는 것이다. 내가 수련하는 모습을 보고, 존 수업으로 갈아탄 것이다. 나의 수련 방법이 AYC의 수업방식과는 약간 다르게 나 자신의 힘든 노력에 더 주안점을 두는 방식이어서 그랬는지.. 그때 AYC 선생들이 나에게 도와줄까라고 제의를 하면 50퍼센트 정도는 거절을 했으니까. 아니면 그저 존의 그룹의 존재를 이제야 알아서 그랬는지는 아직 모른다. 언제 기회가 되면, 왜 옮겼는지를 물어보아야겠다.


아뭏든, 요가를 하다보면, 수련을 같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수준은 나보다 비슷하거나 더 고수인 사람들이며 매우 성실하게 거의 매일 나오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예전에 존 그룹에서는 로이스와 수잔나였다. 그들이 떠난 지금은 린다와 킴 밖에 없었는데.. 그들은 나보다는 조금 진도가 느리다. 수준이 비슷하면서 내가 버거워하는 아사나들을 쉽게 잘 하는 캐시는 같이 수련을 하면 서로 자극이 되는 좋은 학형이다. 좋은 멤버를 얻었다. 그리고 이젠 나도 어떤 요기들에겐 같이 수련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었나보다..라는 착각을 해본다. 어느 유투브 방송처럼, '겸손은 힘들다.' ㅎ


새로운 멤버 중에 또 한 사람인 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야한다. 이건 다음에...


아참... 나도 등에 조그맣게 타투를 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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