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바카사나, 미모사, 까프리스 샐러드
바카사나(Bakasana)는 아쉬탕가요가 중급시리즈에 나오는 아사나 중에 하나다. 바카(Baka)는 학을 의미한다. 목과 다리가 매우 긴 하얀 새. 우아함의 극치인 새, 학. 인도 신화에 의하면, 학은 호수의 수호자다. 산스크리트로 쓰여진 고전 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에 학에 관한 전설이 있다. 왕 판두(Pandu)와 두 아내 사이에 태어난 다섯 왕자들 중에 맏형이었던 유디쉬띠라(Yudhishthira)와 학이 나눈 대화가 그 전설이다. 어느날 다섯 왕자들이 신비한 사슴을 찾아 나섰다. 목이 말라져서, 물을 찾다가, 한 왕자가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한다. 그런데 그 호수에는 어떤 생명체도 없었다. 오직 학 한마리를 제외하고는. 그 왕자가 호수의 물을 떠서 마시려하자, 학이 말을 하였다, '그 물을 마시기전에 내 질문에 만족할만한 답을 하지 않으면, 그 물은 독으로 변할 것이다!' 그 왕자는 학의 경고를 무시하고, 물을 마셨다. 그리고 죽는다. 다른 세 왕자들도 차례대로 그 호수를 발견하고, 학의 말을 무시하고, 물을 마시고 죽는다. 그후, 맏형 유디쉬띠라가 호수에 도착하여, 죽어있는 형제들을 본다. 형제들을 죽인 살인자를 찾기 전에, 호수의 물로 갈증을 해소하려던 유디쒸띠라에게 학이 나타나 똑같은 경고를 한다. 유디쉬띠라는 그 학이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음을 직감하고 질문에 답하겠다고 대답한다. 학은 대략 125개나 되는 형이상학적 질문을 하고, 유디쉬띠라는 학이 만족할만한 대답을 한다. 그러자, 학은 유디쉬띠라에게 그 공으로 죽은 네 형제들 중에 한 형제만 다시 살려주겠다고 말한다. 유디쉬띠라는 잠시 생각한 후, 답을 하였다. 유디쉬띠라의 대답에 감동한 학은, 자신이 죽음의 신(god of death)임을 밝힌다. 그리고는 네 형제를 다 살려주었다는 전설이다.
어떤 대답이었을까? 만일 당신이 유디쉬띠라였다면 어떤 대답을 내놓았을까? 죽음의 신을 감동시킨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다음 에세이에서 밝히겠다.
죽음은 우리가 느끼는 모든 두려움의 근원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때가 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두려움은 아니지만. 요가 아사나를 할 때도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수행을 통해 그 두려움의 순간들을 극복해 나가는 우리의 부단한 노력이 요가다.
요즘에 바카사나 B를 할때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점프를 해야되는데,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찧을까하는 두려움. 요가를 하다보면, 나 자신보다 구루(선생)가 나를 더 믿는 경우가 있다. 나의 가능성에 대해. 바카사나 B 같은 어떤 아사나가 어렵게 느껴지면, 두가지 경우다. 수련자가 육체적으로 도저히 할 수 없거나, 육체적으로는 가능한데 두려움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경우다. 훌륭한 구루는 어떤 경우인지를 정확히 안다. 존이 그렇다. 내가 어떤 아사나로 끙끙대면, 어떤 때는 무심하게 지켜만 본다. 육체적으로 아직 할 수 았는 단계까지 오지 못했다는 게다. 그런때 무리하면 부상을 당하기 쉽다. 어떤 때는 존이 나를 독려할 때가 있다. '두려워하지마. 넌 할 수 있어. 점프! (Don't be afraid. You can do it. Jump!)' 어제 내가 바카사나 B를 할때, 그랬다. 이 아사나는 먼저, 엎드린 자세에서 엉덩이를 위로 치켜세운다. 다운독(Down dog)자세다. 이 자세에서 점프를 하여 양 무릎을 양 팔위에 올려 놓고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은 상태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 전까지는 다운독자세에서 양발을 손쪽으로 가깝게 이동을 시킨 후에, 점프를 하였다. 그러면 균형잡기가 좀 쉬워진다. 그런데 어제, 존이 그러지말고 원래 다운독자세에서 바로 점프를 하라고 했다. 그의 독려에 용기를 내어, 발이 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점프를 하였다. 그랬더니, 됐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양 무릎을 양 팔 위에 올려 놓고 유지할 수 있었다. 기뻐서 저절로 내뱄었다, ‘I did it!.’ 나의 두려움 하나가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
바카사나 B를 마치고, 존에게 말했다. ‘네가 나를 더 믿는구나, 나 자신보다 더.’ 존이 말했다, ‘응. 구루는 그래. 제자들이 할 수 있음을 믿어.’ 그리곤 덧붙였다, ‘어머니가 첫 구루야. 아이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내가 답했다, ‘어 그러네. 어머니가 첫 구루네. 근데 왜 아버지가 첫 구루다 라고 하지 않지?’ 왜 그럴까. 어머니의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적인가? 그래서 그런가?
잠시 화제를 바꾸자. 난, 술보다는 술자리를 더 즐긴다. 그래서, 도수가 낮은 술을 선호한다. 칵테일도 그중에 하나다. 칵테일은 원하는대로 도수를 낮출 수가 있으니까. 요즘 자축할 일이 하나 생겼다. 그래서, 오늘 칵테일에 간단한 안주 하나로 저녁을 때웠다. 자축할 일은, 나의 브런치 글들이 세번 연속 인기글로 등극했다는 거다. 특히 <요가와 간단한 저녁, 살 뺄 때>의 조회수는 하루만에 2만이 넘었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는, 조회수가 100이 넘으면 다행이라 생각했었는데. 한달쯤 지난후, 갑자기 터졌다. <요가를 하면 왜 몸짱이 될까?>부터. 몸짱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탓인가? 그 다음 두 글도 연속 터졌다. 이러다 인기'작가'가 되는게 아닌가?
홀로 자축하는데는, 가벼운 칵테일이 제격이다. 누구나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은 미모사(Mimosa)다. 재료는 딱 두가지다. 샴페인과 오렌지 주스. 샴페인의 도수는 11도. 착하다. 비용도 싸다. 187밀리리터 (ml)의 작은 샴페인의 가격은 $5.99. 오렌지 주스는 생 오렌지의 즙을 짜서 이용하는 것이 좋으나, 오렌지가 집에 없어서, 그냥 오렌지 주스를 이용했다. 샴페인과 오렌지 주스의 배합비율은 자신의 취향대로 하면 된다. 난, 1:1로 한다. 187밀리리터의 오렌지 주스의 가격은 $0.50. 총 6불 정도 밖에 안 드는 거다.
미모사를 만드는 방법은 쉽다. 마실 잔에, 먼저 샴페인을 넣는다. 그리고 같은 양의 오렌지 주스를 그 위에 넣는다. 끝. 대부분의 칵테일을 만들때는 재료들을 칵테일 믹서에 넣고, 믹서를 마구 흔들어 섞이게 한다. 미모사는 그래서는 안된다. 흔들면, 샴페인의 이산화탄소 가스가 날아가니까. 넣는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샴페인을 잔에 부어넣고, 오렌지 주스를 샴페인 위에 넣어야한다. 오렌지 주스가 샴페인보다 밀도가 높다. 그래서 오렌지 주스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저절로 샴페인과 섞인다. 맛있다. 샴페인의 톡쏘는 시큼한 맛을 달짝지근한 오렌지 주스가 부드럽게 감싸준다.
술안주이며 저녁식사인 까프리스 샐러드도 만들기 쉽다. 주재료는 모짜렐라와 토마토다. 둘다 같은 숫자로 썬다. 그리고 모짜렐라 조각을 토마토 조각에 올려놓는다.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위에 고루 뿌린다. 발사믹식초가 없으면 생략해도 된다. 레스토랑에서 이 샐러드를 시키면, 발사믹식초를 달궈서 끈적하게 한 후에 뿌린다. 게으른 나는 그럴 엄두를 못낸다. 끓이지 않고 그냥 뿌려도 맛있다. 없으면 그냥 올리브오일만 뿌려도 맛있다. 그다음에,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제대로 하려면, 바질(basil) 잎을 하나씩 모짜렐라 조각 위에 놓는다. 바질 잎의 녹색과 모짜렐라의 흰색, 그리고 토마토의 붉은색이 어울리면 보기도 좋다. 이 샐러드는 맛도 있고, 준비하는 시간도 5분이면 끝이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있다.
열량을 따져보자.
미모사:
샴페인 187 밀리리터: 125 칼로리
오렌지 주스 187 밀리리터: 89 칼로리
까프리스 샐러드:
모짜렐라 126 그램: 320 칼로리
큰 토마토 1개: 33 칼로리
올리브오일 1/2스푼: 60 칼로리
발사믹 식초 1/2스푼: 50 칼로리
총 677 칼로리다. 이 양이 너무 적은 사람들은 여기에 빵을 곁들이면 좋다. 우러난 액체에 빵 조각을 찍어먹으면 맛있다.
무언가 자축을 할때는, 고마움을 전해야 할 사람이 있는 법이다. 혼자서 이루어낸 것이 아니니까.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으니까. 이 경우에 고마움을 전해야할 분은 미국 모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모교수다. 브런치에 허줍잖은 글을 올리기 시작했을때부터 조언과 응원을 해주신 분이다. 그 문학자의 예리한 조언과 응원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구루다. 글을 써서 세상에 내놓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용기를 주는 구루다.
나의 구루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구루에게,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