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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6년 7개월 후

by 요기남호

*표지사진: 요가 동료 Clay 가 오늘, 자신이 만들어 나에게 준 Sourdough


요가 수련 6년 7개월이 지났다.


이번 주는 중급시리즈만 했다. 허리는 다 나았다. 카포타사나는 2-3번 시도에 두 발꿈치를 움켜 쥐었다. 드롭백/컴백업은 잘 되었다. 카란다바사나는 여전히 잘 안된다. 조금씩 나아지겠지..


오늘 금요일. 구령수업이 있었다. 오늘은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왔다. 총 22명. 넓은 요가실이 꽉 찼다. 수업 후, 여느 금요일처럼, 인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구령수업후 인도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 왼쪽 선생 존이 서있다. 그 옆에 시계방향으로, 클레이, 경하, 캣, 웨이드. 새로운 앳띤 얼굴들이 오늘 제법 왔다.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와서,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Wade 와 Cat 는 존이 이 대학에서 요가를 가르치기 시작한 2012년 쯤에 대학생으로 수업을 들었던 첫 제자들에 속한다. 벌써 13년이 지났다. 이제 Wade는 제법 유명한 요가선생이다. 이번 주는 Wade가 내 바로 옆에서 수련을 했다. 몸을 푼 다음에 바로 고급시리즈를 해대는 그의 모습은 경외롭기까지 했다. 그들의 오랜 추억을 시작으로 모든 이들이 무엇이 이 요가로 이끌었는지를 이야기 했다. 새로운 얼굴들의 대부분은 친구따라서, 혹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보고 왔단다. 요가를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들 중에 몇이나, Wade와 Cat처럼 오래도록 이 요가를 할까..


아쉬탕가 요가의 매력은 무엇일까.


아쉬탕가 요가는 다른 요가와는 다르게, 정해진 시퀀스가 있다. 초급, 중급, 고급 A, B, C, D. 아쉬탕가 요가 시스템의 매력은 이 체계성에 있다. 이 체계성은 요가를 처음 시작한 사람부터 아주 오래된 사람 모두에게 적합한 아사나들을 제공한다. 처음 시작한 사람들에겐 초급 시리즈의 처음 몇 아사나들을 하게 하고, Wade같이 오래도록 꾸준히 한 사람들에겐 고급 시리즈들이 주어진다. 요가력에 상관없이 모두가 매일매일 자신의 현재 몸상태를 직시하게 한다. 그리고, 자신의 영역을 조금씩 조금씩 확장하게 한다. 그러니까, 요가는 자기 성찰의 수련이다. 매일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처럼 보이나, 조금씩 조금씩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인도차 모임에 모인 사람들은 연령도 살아온 배경도 다 다르다. 이토록 다른 사람들이 매일 요가실에 모여, 각자의 매트에 올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퀀스를 수행한다. 어떤 아름다운 미학이나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대면하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경계를 조금씩 조금씩 밀어내는 것이다. 온힘을 다해.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도달하는 건, 치유가 아닐까. 몸과 마음. 조금이나마. 잠시나마. 그 조금과 잠시가 조금씩 조금씩 쌓이면, 문득, 우리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마주하지 않을까. 몸과 마음 모두.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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