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아보가도-토마토-삶은 달걀 샐러드
에어콘이 고장난 집의 무더위를 피해 커피숍에 아침부터 와 죽치고 앉아있다.
일요일이다. 5시 반경에 눈을 떴다. 주말의 특권은 눈을 뜨자마자 바로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7시가 다 되어서야 요가를 시작했다. 땀이 어찌나 나던지, 손수건으로 닦아가며 해야했다. 어젯밤에 비가 왔다. 그래서인지, 후덥지근하다. 일기예보로는 오늘 섭씨 32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온도도 온도지만, 습기때문에 집은 쾌적하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아점으로 과일과 견과류를 바리바리 싸 가지고 커피숍에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리스타가 오랜만이라며 웃음으로 날 맞이한다.
이곳 샬롯스빌의 일상은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코비드 전으로 복귀하였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대학 소도시여서인지, 캠퍼스 주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신을 맞았다.
오늘부터 뉴욕타임즈 일요판을 종이신문으로 구독하기 시작했다. 2-3년 전까지는 제법 오래도록 뉴욕타임즈를 매일 아침 종이로 받아보았었다. 정치면과 사설때문에.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치 기사들에 관심이 시들해졌다. 나이 탓인가, 아니면 정치면은 헤드라인만 보아도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여기기 때문인가. 한국 정치도 마찬가지. 그래서 구독을 끊었었다. 읽지도 않은 종이가 바로 재생 휴지통으로 바로 가는 걸 보고는. 그러다가, 작년 여름에 미국 대선이 다가왔을 때, 디지털판으로 다시 구독을 시작하였다. 대선 관련 기사들을 하루에 한두편씩 휴대폰 상에서 읽다가, 대선이 끝난 후에는 그것도 시들해져, 전혀 읽지 않게 되었다. 매달 구독료는 빠져나가는데. 정치에 대한 무관심일까.. 일요판은 좀 다르다. 비정치적 내용이 풍부하다. 매거진에는 심층기사나 에세이등 읽을 거리가 제법 있다. 요리를 하나씩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물론, 여기에 소개되는 요리는 간단하지 않고 최소 30-40분이 소요되는 요리들이다. 그러나, 그런 레시피에서 힌트를 얻어 나의 10-20분 요리에 일부분을 채용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계절마다 날아오는 창비계간과 뉴욕타임즈 일요판이 나의 이방인으로서의 삶의 균형을 잡는데 도와주길..
커피숍이 문을 닫은 4시에 집에 돌아왔다. 오늘 저녁식사는 2-3가지 레시피에서 영감을 얻은 샐러드다. 뉴욕타임즈에 나온 오이-아보가도 샐러드 레시피와 문숙님의 절인 토마토 레시피를 거의 합친 요리다. 여기에 삶은 계란을 첨가했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명명하여, 오이-아보가도-절인 토마토-삶은 계란 샐러드다.
먼저, 어제 토마토를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꿀, 레몬 주스에 절여 냉장고에 넣어 두었었다. 하루 정도 숙성하려고. 이 레시피는 문숙님의 유투브를 보면 되는데, 이 글 맨 밑에 적어 놓았다. 문숙님의 레시피에서 붉은 양파를 뺐다. 오늘 난, 오이-아보가도를 넣을 거니까.
오이-아보가도 샐러드도 쉽다. 오이를 먼저 길이 방향으로 썬 후에 씨를 제거한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접시에 넣는다. 1스푼 정도의 소금을 넣고 5분 정도 놓아둔다. 기다리는 동안에, 아보가도 하나의 껍질과 씨를 제거한 후에 잘게 썰어 다른 접시에 담는다. 2 스푼가량의 레몬주스를 뿌리고, 소량의 소금를 넣고 섞는다. 그리고, 오이와 아보가도를 섞어서 아보가도가 약간 부서질 정도로 마구 휘저으며 섞는다.
오이-아보가도 샐러드를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절인 토마토와 삶은 계란을 얹는다. 보기좋게 올리브를 몇개 첨가. 끝.
시식 후 소감: 아주 맛있지는 않다. 먹을 만은 하다. 두번에 걸쳐, 삶은 달걀 2개와 함께 먹었다. 양은 적당하다. 이렇게 먹고 나면, 속은 편하다. 열량도 적당. 다이어트에도 괜찮을 듯하다.
달걀 2개: 160 칼로리 정도
아보가도 1개: 320 칼로리
토마토: 30 칼로리 정도
오이 1개: 40 칼로리 정도
올리브 오일 2 스푼: 240 칼로리
총 열량: 790 칼로리
- 절인 토마토 (Marinated tomato) 레시피
1. 방울토마토를 적당한 크기로 쪼개어 접시에 담는다.
2. 그위에 올리브오일과 레몬 주스를 2:1 정도로 넣고, 약간의 소금, 후추, 마른 파슬리 가루를 뿌린다.
3. 약간의 꿀을 첨가한다. 잘 섞는다.
4. 냉장고에 하루정도 숙성을 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