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사나요?

by 온점

“사람은 왜 사나요?”

집 근처에 전도 부스를 세워 놓은 신천지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떤 대답이 따라왔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다지 의미 있는 말이 아니었다는 뜻이니 아무래도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묻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가 정해줄 수 있는 것도, 정해준다고 해서 쫓아올 것도 아니었으면서. 그럼에도 절박함은 분명하다. 그것을 몰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술이나 담배로 채운다.

살면서 어떤 것에도 제대로 노력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는 뻔한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그것에는 재능이 없다. 게으르고 또 게으르다. 동시에 자신의 게으름을 미워한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노력 없이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지도 않다. 그저 애매한 재능을 가지게 되어 안주하고 도망치는 것의 반복이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그런 스스로에 대한 자기연민일 뿐이다.

“사람은 왜 사나요?”

죽기로 다짐했던 그 날 임시 핸드폰을 발급해주던 수습 상담원에게 물었다. 그녀는 자신도 잘 모르지만 살아가기로 했다고 했다. 손목의 실금을 보여주며. 그녀는 잘 살아가고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잘은 아니더라도 살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견디듯 버티듯. 때때로 행복해하며.

나는 왜 살아있을까?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즐길 거리, 좋은 사람들, 멋진 풍경, 좋은 음악. 쉽고 간편하고 빠르게 핸드폰 하나로 많은 것들과 접촉할 수 있다. 요 며칠간 35권에 달하는 만화를 핸드폰으로 정주행했다.(제 값 주고 e북을 사서 봤다. 저작권은 소중한 거니까.) 재미있는 것들만 추구하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겁난다.

“사람은 왜 사나요”

요즘은 마주치는 사람마다 묻고 싶은 마음이다. 당신은 왜 사나요. 당신은 무엇으로 사나요. 영양분을 태워 연명하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잖아요 인간은. 나는 왜 사나요. 나는 무엇으로 살아야 하나요. 그것을 모르겠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타인을 통해 행복을 얻는다. 상대방이 즐거워하고, 상대방에게 인정받을 때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즐거워하고 인정해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나아져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아무도 없어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타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나의 방식으로 행복할 수 있다.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부모님께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나아가진 못해도 그만 무너져야 하니 잠시 고개를 숙이고 쉬겠다.


202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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