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에 대해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에서 ‘아(我)’의 확장으로.

by 온점

독립(獨立).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가 됨을 의미한다. 개인에게 독립은 자유를 의미하기도 하며,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감정과 관계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독립한 적이 없다.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서 쓰지만 여전히 자취방의 월세를 위해 부모님께 손을 벌린다. 경제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타인의 도움 없이는 하루하루가 연명이 된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독립적으로,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전기, 생활용품, 수도 등의 현대인에게 당연시 여겨지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은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 의존이 인간 문명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타인과 나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고, 우리의 범주에 넣어 서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분업.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호의와 유대. 우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의존으로 시작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나’의 범주를 정의하는 것은 ‘나’와 ‘너’를 나누는 선을 긋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동일한 공동체에 묶이지 않은 타자의 개념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역사학자 신채호는 역사란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아(我)’란 주관적인 관점을 가지는 존재 즉 ‘나’이며, ‘비아(非我)’란 내가 아닌 존재이며 타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나는 신채호가 말한 역사, 지금까지의 역사는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에서 ‘아(我)’의 확장으로.




인간의 문명을 만든 유대, 공동체 의식은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타자에 대한 베타심을 만든다. 노자는 선은 악을 만든다고 말했다. 선을 정의하는 것은 선하지 않은 것은 악한 일로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선악은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분명하지 않고, 흑백의 사이에 흑과 백 그 자체보다 거대한 회색지대가 즐비하다. 노자의 말처럼 유대하고, 공동체 정신을 부르짖는다면 그에 속하지 못한 이들에 대해 적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아(我)’의 확장.




따라서 우리는 이전의 역사에서 겪었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혐오가 만연한 세상이다. 국가로, 사상으로, 지역으로, 신체적인 차이로 나와 너를 나누며 타자에 대한 혐오를 당연시한다. 이것은 인간의 유대에 의한 것이며 때로는 유대에 속하지 못한 이들을 인간 이하로 여기기도 했다. 나치가 그 대표적인 예시다. 우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아(我)’의 확장이다. 만인에 대한 사랑. 박애.



실제로 ‘아(我)’의 확장은 점차 이루어졌다. 백인 관점에서 동일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유색인종 또한 같은 인간으로 대우받는다. 남성 관점에서 소유물로 취급받곤 했던 여성들 또한 동일한 인간으로 대우받는다.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기어가듯 나아간다. 그러나 세상에는 여전히 투쟁을 원하는 이들이 보인다. 슬픈 것은 그들이 과거 역사의 주체에게 ‘비아(非我)’였던 이들인 것이다. 물론 그들은 차별을 살로 겪은 이들이며 그들의 살을 도려낸 타자를 사랑하라는 말을 건네는 것은 쉽사리 꺼내선 안되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려운 일이기에 더욱 가치 있는 법이라는 말을 하고싶다. 예수 그리스도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했듯.



나 또한 누군가에게 ‘비아(非我)’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 또한 나에게 ‘아(我)’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하철 역에서 소리지르며 경찰과 대치중인 취객을 따뜻하게 안아줘서 진정시킨 한 사내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와 닮고 싶다. 상처투성이가 되더라도, 그들의 가시에 찔리며 안아주고 싶다. 오만한 일이라고 말해도 좋다. 그저 닮고 싶을 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인간의 삶에 고통이 없을 수는 없는 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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