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조건, 여건

과연 이것이 기준이 될까?

by Dr Wolfgang H

근본적으로 제한적이며,

그로 인해 불확실한 존재인 인간이

자신의 안녕을 확보하기 위해

거의 절대적으로 기대는 기준이

상황, 조건, 여건은 아닐까?



.



하지만,

상황, 조건, 여건처럼,

유동적이며, 불확실한 게 또 있을까?



.



오히려 성정이나 천성이라 불리는

한 인간이 타고나는 기질이

더 견고한 기준은 아닐까?

이를테면,

성실함, 따스함, 진실함 등과 같은...



.



머리 검은 짐승은 들이지도 말라지만,

그 짐승으로 인해 상처와 실망도 만만찮지만,

결국 또 그 짐승의 천성으로 인해,

살아갈 용기를 얻고,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구나 느끼곤 하잖아.



.



물론 그것의 천성도 호르몬이나 뇌질환으로

장난쳐지는 상황도 있지.

하지만 맹신하는 물질적인 상황, 조건, 여건 보다,

분명 더 예측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



다만,

이런 천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만만치 않을 뿐.

그래서 로또라 부르고 있어.

이러한 기회,

이러한 행운을.



.



그런데 이런 생각도 들어,

그러한 성정이 후천적으로 자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

인간은 학습과 사회화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해 가잖아.

그래서 천성적으로는 영글지 못했으나,

그것을 통해 후천적으로 영글 수도 있다는 생각 말야.

이와 관련해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예들도 있잖아.



.



어거스틴은 개망나니였어.

그런데 학습과 사회화 속에서

성어거스틴이 되었지.

극에서 극으로 간 거야.

즉, 악한 성정이 발현되어 악인으로 규정됐으나,

실은 선한 성정이 99%인 상황이었던 거지,

그러다 어떠한 계기로 부족했던 1%의 선함이 채워지며,

성인이 됐다는 뭐 그런 거.

성어거스틴과 같은 극과 극으로 가는 예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었던 것 같아.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던 분이,

사회화의 과정 중 어떤 지점에서 어떤 계기로,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 서울대 의대를 갔고,

이후 미국에서 암과 관련한 연구를 통해

이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렇게 특정인이 아니어도,

학습과 사회화 과정 속에서 성정이 영그는 예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어!!



.



다만,

우리 모두 자신의 인생에서만 주인공이다 보니,

다른 주인공의 인생을 속속들이 알지 못할 뿐이지.

인간극장을 보니까,

서로에게 아주 살뜰한 부부들이 나와,

돈이 많다거나,

우여곡절 없는 인생을 살았다거나

그런 거 아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파란만장한 인생사였더라고.

그들의 공통점이야.

그들의 인생사를 보며,

저런 상황, 조건, 여건이었다면,

얼마든지 상호 비방하며,

관계를 악화시키고 갈라서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더라.

상황, 조건, 여건에 집중하지 않고,

이미 들이닥친 그 파도 속에서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고,

함께 헤쳐 나왔더라.



.



왜 그 과정에서 비방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까?

왜 그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을까?

아니 어쩜 그랬을 수도 있어.

그리고 극한 고난 속에서,

서로의 부족, 가능성, 원망, 사랑, 기댐, 믿음, 격려, 기대와 같은

여러 가지 양가감정들도 자리했을 거야.

그리고 그것들에 오롯이 직면하며 지내왔겠지.

하지만,

인생의 유일한 동지인 서로를 다시금 믿고, 의지하는

담금질을 수도 없이 했던 거야.

세파 속에서 끊임없는 둘만의 학습과 사회화를 진행했던 거야.

그 둘만이 아는 사회화와 학습을 말이지!!

그렇게 단련된 파트너십은 상황, 조건, 여건이 어쩌지 못하더라.



.



어쩌면 애초에,

상황, 조건, 여건은 염두에 있지도 않았던 거지.

그것에 집중하기보다.

서로에게 집중했던 거야.

그도 그럴 것이.

`고해 (苦海)'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상황, 조건, 여건에 집중해 봐야.

예측 가능한 것보다

그렇지 못한 것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보니,

그 현실을 극복해 갈 수 있는 `우리`에 집중하는 것이

그리고 그 우리를 이루는 나와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 아니겠어?

그렇게 현명했더라고.

가방끈이 짧고,

사회적으로 내로라할만한 뭣도 없지만,

그렇게 현명하게

세파를

파트너를

가정을 지켜왔더라고.



.



그래서 말이지.

쉬 변하는 상황, 조건, 여건을 기준으로

자신의 안녕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은 참 어리석어 보여.

그리고 일부분이 발현된 성정을 보며,

자신 인생의 주인공인 누군가를 구제불능으로 규정하는 것도 말야.

좋고, 훌륭한 천성을 가진 이의 희박함에 한숨짓기보다,

그렇다고 천박하기 짝이 없는 성정을 가진이의 교화를 기대치도 말고,

일반적인 성정에

어떠한 상황, 조건, 여건이 와도

나와 함께 세파를 넘어보겠다는

건강한 마음가짐을 파트너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야 말로

보다 현실적이고 마땅한 가치이고 기준이 아닐까 해!!

이전 04화`성적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