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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Apr 06. 2024

내 아이가 훌쩍 컸다고 느끼는 순간

세월이 참 빠릅니다

아이가 훌쩍 컸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있으신가요? 어렸을 적 찍어뒀던 사진이나 영상을 정리할 때 느껴지기도 하고, 기어다니던 아이가 앉거나 걷는 순간들. 아니면 갑자기 말이 늘었을 때 등등 여러 순간들이 있습니다. 전 오늘 훌쩍 커버린 다른 아이를 봤을 때 내 아이도 이만큼 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의 친구 돌잔치에 초대를 받아서 다녀왔습니다. 그 친구 부부의 결혼식 때 제가 사회를 봐줄만큼 가까운 사이인데요. 그 친구 부부가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돌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돌잔치 때 훌쩍 커서 이제 막 걸음마는 내딛는 주인공을 보면서 내 아이도 그만큼 컸구나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와. 벌써 돌잔치라니 진짜 많이 컸구나"


아내한테 말하자 아내는


"그럼! 우리 아이가 지금 몇 살인데~"


돌잔치에 초대를 받아보니 아이의 돌잔치를 준비할 때가 생각이 납니다. 아내 먼저 메이크업을 받으러가고 아직 걷지 못했던 아이를 챙겨 부랴부랴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돌잔치 때 잠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차에서 잠든 아이를 두고 한 시간가량 차 시동을 켜두기도 했고요. 돌잡이 때는 아이가 어떤 것을 잡아줬으면 좋겠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돌잔치를 하기 전까지 얼마나 힘들게 키웠고 또 오래 걸렸는지. 하루가 다르게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들을 열심히 휴대폰 카메라로 담기도 했고. 체온 조절을 잘 못하니 행여나 감기라도 걸릴까 조마조마했던 마음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한순간에 지나갔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그 순간에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빨리 커주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오늘 돌잔치의 주인공과 그 부부도 그런 과정을 거쳐 힘겹고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냈을 것입니다. 또 여기까지 오는데 참 오래걸렸다고 생각하기도 하겠죠.


내 아이가 얼마나 컸는지 잘 인지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걸음마를 시작할 때나 옹알이를 할 때. 이렇게 변화의 순간에선 크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인지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가 컸던 기간을 보면 내 아이도 그만큼 자랐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 시간들은 분명히 길었지만 너무나 짧게 느껴집니다.


다른 아이의 훌쩍 커버린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가 커가는 순간에 좀 더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더군요. 아이는 매일 모든 것이 새롭고 느끼는 햇살과 바람이 매일 다르게 느껴질텐데 그 순간들을 그냥 지나쳐버린 것이 아쉽기만합니다. 이젠 아이가 커가는 순간들을 매일 제 눈과 마음속에 담고 기억하고 글로 남겨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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