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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우히어 Mar 02. 2023

나에게 중요한 것

개학으로 다시 찾은 오전 루틴


     

드디어 기나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학일이 되었다. 아침부터 우리 모녀는 설레었다. 딸은 “아 벌써 방학이 끝나다니~” 하며 며칠 전부터 아쉬워했지만 한편으로 새 학기를 맞이하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기대감에 오늘 아침 표정이 매우 밝았다. 나는 다시 오전 루틴을 수행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딸과 함께 8:20에 현관을 나서 9:10 경 돌아오는 아침 운동 루틴. 올해는 운동 시간을 늘리든 같은 시간 안에 운동 강도를 높이든 변화를 주려고 계획 중이기는 한 대, 일단 뭐 시작을 해야 변화를 하든 발전을 하든 하는 거지.      


이번 겨울방학 동안 딸은 처음 다녀본 수학학원과 새로 다니기 시작한 미술학원에 잘 적응했고,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작년 한 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었다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1, 2권도 읽었고, 학원 과제와는 별도로 수학 문제집 한 권, 국어 문제집 두 권을 풀었다. 기존에 다니던 줄넘기 학원과 영어 학원도 꾸준히 다녀 체력과 영어실력도 향상시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5690


      



나는 무엇을 했을까? 보통 방학 때 일이 많은데 이번 겨울방학은 유독 일이 적었다. 일이 적으니 덩달아 수입도 적었고, 대신 시간은 많았으니 뭐라도 다른걸 좀 했으면 좋으련만,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1~2월 동안 8권의 책을 읽은 것, 지난여름 발리에서 뜨거운 3주를 함께 보냈던 엄마들과 반가운 재회를 했던 것, 그리고 운동도 안 했으면서 먹는 건 오히려 늘려 체중이 불어난 것 등이다.     


아마 내 안에 자리 잡은 3월부터는 ‘바빠질 거니까 바빠져야만 하니까’라는 생각에 자체적으로 좀 느슨하게 이번 겨울을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작년 12월과 올해 1~2월 활동량 비교



다음 주부터 기존에 하던 일에서 새로운 업무를 추가하게 되었다. 월수금은 오랜만에 출퇴근하는 삶을, 화목토일은 오로지 재택근무를 하는 삶으로 바뀔 예정이며, 월수금에는 1:다의 대면 수업을 화목토일에는 1:1의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될 예정이다.     


변화를 추구하는 타고난 성향 상 코로나 시국이 끝나면서 적절하게 시작된 업무의 변화는 다 좋은데 한 가지, 출퇴근해야 할 곳이 조금 멀다는 것이 걸린다. 하지만 모름지기 “일”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는 생각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너무 쉽고 편하기만 하면 그건 왠지 “일”이 아닌 것 같은 기분?  

   

아무튼 오랜만에 아직은 차가운 바깥공기를 쐬며 빠르게 걷고 뛰고 맨손체조를 하고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잠깐 업무를 처리한 후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일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한 오늘이다.      


아침에 봤던 기사 중에 “부모 세대보다 빨리 늙을 수 있는 3040세대”라는 내용에 눈이 갔다. 기사의 말미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운동과 식단만으론 안 된다. 삶의 유지 기능을 떠받치는 ‘네 가지 기둥’(4M)을 관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운동·식단만으론 안돼"…빨리 늙는 3040, 벌써 노년내과 온다 (naver.com)

    


그 4가지 기둥이란, Mobility (이동성), Mentation (마음 건강), Medical issues (질병으로부터의 건강), what Matters to me (나에게 중요한 것)이다. 나에게 이 4가지가 균형 있게 잘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이동성 측면에서 올해 1~2월의 활동량이 작년 12월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눈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다시 오늘부터 늘려나갈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음 건강, 이 부분은 나도 사람이다 보니 가끔씩 기분이 한없이 밑으로 더 밑으로 가라앉는 날이 왜 없겠냐만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역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질병으로부터의 건강, 이 부분 역시 위의 두 가지와 관련이 있기에,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큰 병치레 없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의 건강검진 결과에서도 특이사항은 없었으니까.  

    

마지막 나에게 중요한 것. 사실 이 부분에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눈길이 한참 머무른 이유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가 바로 떠오르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말장난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이 같은 걸까 다른 걸까 라는 생각도 잠시 스쳤다. 왜냐하면 나에게 소중한 것이 뭐냐고 물어보면, 딸(포함 다른 가족)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그럼 딸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냐라고 자문해 보면 100% 수긍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 명예, 권력 같은 것은 더더욱 아닌 거 같고(아닌 정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심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서 문제일 정도), 그럼 나에게 중요한 것은 대체 뭔가?      


개학으로 다시 찾은 오전 루틴(부제)을 적으면서 생각해 보니, 결국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의지대로 발을 움직이고, 뇌를 움직이고, 손가락을 움직여서 내가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깨달음과 동시에 2023년 나의 개인적인 목표 두 가지를 오늘에야 정해 본다.      


첫째, 500m 트랙을 쉬지 않고 20바퀴 뛰어보기

둘째, 브런치에 300번째 글 올리기      


둘 다 사실 조금 무리한 목표이긴 하지만, 또 목표가 너무 달성가능하면 재미없으니까. 올해 말, 목표달성여부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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