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길 단어로 시 쓰기 17
내가 잠들었던 시간
내 안의 무엇이 나를
괴롭히는 걸까
잘못인걸 알면서도 계속하는
이유가 뭘까
정작 나는 엉망이면서
남을 가르치고 있는 나
자신을 참을 수가 없다
이렇게 뜬 눈으로 새벽을 지새워놓고
멀쩡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걸어 다닐 내가 안쓰럽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사랑하지 않는 내가
남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알 수가 없다
슬픈 노래들만 골라 들으면서
마치 그게 나의 감정인 냥
슬퍼하는 내가 우습다
인생은 혼자라면서
씩씩한 척 강한 척하는 것도
지겹다
이런 날 감당 못할 거라며
미리 밀어내는 꼴이
우습다
정작 내 아픔은 조금도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덧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