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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리터 Jul 12. 2020

6월에 마신 3개의 카페

서교 - 연남 - 성수

가끔 마시러 떠납니다. 취향과 분위기 소비를 즐깁니다.

매달 다녀간 카페들을 개인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사진과 함께 짧은 평을 남겨놓습니다. 카페에 대한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방문 목적과 시간대, 주문 메뉴, 날씨, 운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1. 서교 알디프


엄밀히 말하면 카페가 아닌 '티 바 (tea bar)'라는 개념이지만 음료를 마시는 경험이 이토록 즐거웠던 건 오랜만이었기에 기록해둔다. 시즌 티 코스를 예약하면 2시간 동안 차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음료를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직접 제조해주신다. 이번 여름 코스는 '버뮤다 파라다이스'라는 컨셉으로, 시원한 녹차로 시작해 영롱한 티 소다, 달콤한 크림 티, 톡 쏘는 티 목테일을 맛보고, 부드러운 밀크티로 마무리하는 코스였다. 특히 티 소다와 크림 티는 너무 예쁘고 맛있어서 약간 충격받았을 정도.


그동안 나에게 차란 커피를 더는 못 마시겠을 때나 마시는 무색무취의 음료였는데, 알디프의 티 코스를 통해 완전 신세계를 만났다. 티 마스터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라 더 좋았고 데코나 소품, 선곡도 컨셉에 진심인 게 느껴져서 더 재미있었던 경험. 또 다른 시즌에는 어떤 음료들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2. 연남 퍼트커피


햇빛이 너무 뜨거웠던 어느 날, 살기 위해 잠깐 들어갔던 곳. 엄청 특별해 보이는 인테리어 요소는 없지만 올 화이트에 포인트가 되어주는 자체 제작 포스터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다. 군데군데 보이는 파란색들이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 전반적으로 깔끔하다는 인상도 준다.


시그니쳐 메뉴인 퍼트 에이드는 영롱한 빛깔을 뽐낸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 모금 마시는 것 같달까. 솔직히 맛은 우리가 다 아는 청포도 에이드 맛이지만 확실히 눈으로 먹는 맛이 있다. 에이드 안에 들어있는 팝핑보바도 톡톡 터지며 재미있는 식감을 선사한다. 눈도 입도 시원한 게 땡길 때 추천.


3. 성수 위커파크


내가 좋아하는 위커파크의 2호점이 성수동에 생겼다고 해서 가봤다. 아쉽게도 위커파크 잠실점의 앞마당 같은 공간은 없지만, 여기는 차분하고 정적인 느낌의 실내 공간이 좀 더 강조된 것 같다. 어쩐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명상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


도쿄 오니버스 커피의 원두를 쓴다고 하는데 내 뒤로 성수역에 2호선 열차가 쌩 지나가는 순간, 기찻길이 내다 보이던 나카메구로의 오니버스 커피와 묘하게 오버랩되어 보이더라. 성수점에서만 파는 특이한 메뉴 '김 토스트'도 도쿄의 어느 카페에 있는 토스트라고 한다. 맛은 간장버터밥의 빵 버전, 간장버터빵(?)이라고 해야 할까. 진짜 별 거 아닌데 짭짤 고소해서 묘한 중독성이 있다. 여러 모로 예전에 놀러 갔던 도쿄 생각이 많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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