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플레이스 첫 번째 이야기 모음
'100 플레이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00일 동안 하루 하나씩, 돌아가면서 내는 주제에 어울리는 장소를 추천하면 된다. 매일 자정부터 11시 59분 전까지 댓글로 남겨야 하고, 중복되는 장소는 지양하는 것이 우리의 룰.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어느새 매일을 기다리게 되는 하나의 소소한 이벤트가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이 묻어나는 곳부터, 좋아서 널리 알려야만 하는 추천 본능 자극하는 곳까지. 하루에 하나씩 떠올리며 짧게 코멘트를 달아본다.
이제 10일 차, 나의 그곳들을 기록차 남겨둔다. 각 주제를 보고, 여러분의 추억과 추천을 담은 장소를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다.
1. 어이없게도 그댈 만난, 첫 만남의 장소
순천 하루 게스트하우스
4년 전 여름날, 지금보다 어리고 순수했던 대학생 시절. 처음으로 홀로 떠난 내일로 기차여행 중 묵었던 곳. 처음 만난 누군가와 그렇게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렇게까지 마음이 쓰였던 건 처음이라
2. 잊지 못할 이별 장소
Eugene Airport
꼭 슬퍼야만 이별일까요, 먹구름 가득 교환학생 라이프 정리하고 한국 돌아오는 길, 내 인생 가장 후련했던 이별
3. 판교에서 점심 먹을 만한 곳
클준빛날영
얼마 전 일본 여행을 다녀온 직후 점심 먹으러 갔는데 세상에.. 일본에서 먹은 라멘보다 맛있는 라멘을 판교에서 만날 줄이야
4. 여름 휴가지
Miami Beach
그동안의 여행을 돌이켜 보니 '휴양지', '피서지'에 걸맞은 곳을 찾아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막연히 그려왔던 '이상적인 여름 휴가지'와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금빛 백사장, 흥겨운 사람들과 좋은 음악이 있어요. 해 지면 Ocean Drive, Lincoln Road에서 night life도 즐겨보세요! (저는 못했지만..)
5. 위스키 한 잔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
Multnomah Whiskey Library
무려 '위스키 도서관'입니다. 컨셉이 다했습니다. 도서관 책처럼 벽장 가득 진열되어 있는 각종 술, 주문하면 바텐더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 술을 고르고 직접 음료를 제조해줍니다. 제가 술을 마셔 본 수많은 곳 중 '가장 멋있게'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6. 매력적인 동물을 만날 수 있는 곳
별내동 카페거리
한가한 교외지역이라 카페거리를 한번 쓱 지나가기만 해도 산책하는 댕댕이 열 마리는 기본으로 만납니다. "이 동네는 애랑 개가 많다"라고 가족들과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입니다. 애들과 개들이 같이 뛰놀면 얼마나 귀엽게요?
7. 한국에서 맥주 마시기에 좋은 곳
바네하임
평범한 동네 골목 빌라 건물 사이, 여기에 수제 맥주 브루어리가 있다고? 싶은 곳에 정말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정감 가는 곳. 수요미식회 맥주 안주 편에 소개되고, 얼마 전 맥주 편에는 사장님이 직접 패널로 나오셨을 정도로, 한국 수제 맥주 쪽에서는 전통과 명성(?)을 자랑합니다. 저는 집에 가는 길에 종종 들러 1L씩 포장해가곤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약간 씁쓸한 레드 에일 계열의 '란드'를 추천드려요.
8. 진짜 깊은 맛을 내는 한식집
두레연
한정식은 제가 먹고 싶어서 먹는 경우가 없을 뿐더러, 어쩌다 가서도 고기나 메인 메뉴 정도만 먹는 것 같아요. 다른 건 우리가 다 잘 아는 그 맛, 심지어 우리 엄마가 더 잘하는 음식도 있잖아요~ 여기는 할머니를 모시고 가족 다함께 갔었는데요. 참 신기하게도 평소 먹지도 않는 나물, 냉이된장국 같은 반찬에 매료되었어요. 자극적이지 않지만 자꾸 편하게 당기는, 건강하고 정겨운 맛이 느껴져 좋았어요. 참고로 셰프님이 트와이스 정연, 배우 공승연의 아버님이십니다 :)
9. 제주도 명소
월령선인장군락지
선인장을 좋아해 제주 서쪽에 갈 때마다 들르는 곳입니다. 선인장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꽤 이국적이고 신비롭습니다.
10. 당신의 가슴을 뛰게 했던 광장
포츠담 광장 (Potsdamer Platz)
현대적인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베를린 시내 최고 번화가, 그 한가운데에 여전히 덩그러니 남아있는 베를린 장벽의 흔적이 많은 생각을 들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