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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Oct 28. 2020

비교하지 말고 그저 나 답게

어떤 사람들은 당신에게 잘못된 길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은 잘못된 길이 아닌 그냥 당신만의 길 일 뿐이다.
<안젤리나 졸리>



비교를 당하고, 비교를 하고 살아간다.

 

나는 비교 속에서 살아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친척집에 놀러 갔을 때, 어른들은 나와 동갑 남자 사촌과 나를 늘 비교했다. 키를 재고, 학업성취도를 묻고. 나이가 들수록 그 강도는 더 강해졌다. 그럴 때면 나는 집에 와서 부모님과 한바탕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탓인지, 성장과정에 있어서 나는 늘 나 스스로가 남과 비교를 하며 나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자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비교에서 시작된다.”라고 했다. 그 말이 정말 맞았다. 성장과정 중에 나 자신의 발전을 느끼지 못했고, 자존감이 크게 훼손되었다. 아니 자존감 자체가 아예 없었다.


나는 가난하지도 않고, 부자도 아닌 가정에서 자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살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왔기에 늘 그 자리에 그대로인 듯한 정체감을 느껴왔다. 뭔가 늘 부족한데,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그런 상태. 어느 순간이 되어서는 나의 자아가 깨어 일어나도록 하고 싶었다.

늘 상대적 빈곤감에 사로잡혀서 감사하다 가도 다시금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역시나 그 근원은 비교였다.

서로 비교를 함으로써 그중 누군가의 실패는 정말 끝인 상황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상당수는 부모로부터, 학교로부터 실패는 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아왔다. 실패를 겪으면서 얻는 ‘경험’이라는 삶의 자산을 얻기가 어려운 것이다.


어른이 된 우리는 사회생활을 경험해 보면서 어쩌면 ‘실패’ 같은 느낌의 경험을 지금에 와서야 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취업을 했지만 길이 맞는지 모르겠고, 승진에 누락되고, 뭔가 해도 잘 안 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로 실패가 아니다. 옆 사람과 비교해서 ‘나’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말자. 내가 가는 길은 나만의 유일한 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남 신경 쓰는 건 최소한으로, 본인을 알아가는데 에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살아가면 좋겠다. 타인과의 비교 버튼을 OFF 시키고,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한 버튼을 ON 시키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2020.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 포함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대단한 일을 해낸 봉준호 감독을 포함, 관련 스태프들에게 대한민국인으로서 경의를 표한다. 한편으로는 참으로 때를 잘 타고난 인물들이구나 싶었다. 아카데미 시상이 글로벌화되고자 하는 변화의 기로에 서있는 시기였기에 『기생충』의 수상 확률이 더 높아지지 않았나 싶다. 해당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수상 소감 중 이런 말을 남겼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동시에 이 말은 함께 감독상 후보로 있던 마틴 스콜세지(영화감독)가 과거에 했던 말이라고 하면서 거장에 대한 경외심을 표하는 모습을 통해 시상식을 보는 이들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했다.


나는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면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사실 그런 생각을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정말 처음 들었다. 예전에 회사에 있을 때는 나에게 해당사항이 없던 문구였을 텐데 이제는 그 말이 나에게 해당사항이 되는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 나 답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창의적 산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은 암흑 속에 한 줄기 빛과 같은 위로와 격려의 시그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서 부터 남과 비교당하며 획일적 틀 안에서 스펙 쌓기 위주의 삶을 살아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 답게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창의성 부족은 덤이다.


그러나 오늘날 드디어 ‘나 다움’을 나타날수록 빛을 보는 세상이 되어가는 중이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유튜브, 팟캐스트, 개인 SNS, 브런치,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시쳇말로 ‘덕질’을 통해 ‘나 다움’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그것을 통해 주목받는 개인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의 표현 하나하나는 개성이 넘쳐나서 독창적인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가장 개인적인 그들이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가 보다.







인생은 실패의 경험, 성공의 경험 등을 동반한 모험의 시리즈물 같은 것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새옹지마의 삶을 살지만 궁극적으로는 행복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나 스스로 ‘나 다움’을 발견해가며 행복하도록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행복할 상황이 되도록 기다리고 있으면 행복한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먼저 행복할 자격이 있고, 나 에게도 행복이 온다고 스스로 믿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낼 용기가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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