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33. 젊어서 꼭 해야만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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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을 나왔습니다. 부모님은 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부모님은 제가 회계사 시험에 붙을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두렵습니다. 한 번 실패하고 나서 다시 시험 치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 저를 부모님은 매일 닦달합니다. 할 수 있는 걸 일부러 안 하는 것처럼 말씀합니다. 미치겠습니다.
저의 꿈은 소박합니다. 지방 공무원이 되어 시골에서 사는 겁니다. 아내도 공무원이었으면 좋겠고, 딸은 하나만 낳았으면 합니다. 월급이 적아도, 큰 명예는 없어도 종요한 삶을 원합니다.
제 꿈을 말하면 부모님의 실망이 클 겁니다. 평소의 성격으로 봐서는 호적을 파서 나가라고 할 겁니다. 아빠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할 겁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차라리 자살해버리면 간단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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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가수들이 나와서 경연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들의 노래 실력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들이 하는 멘트가 좋아서 본방을 사수한다.
적게는 십몇 년, 많게는 사십여 년 무명으로 지내온 그들.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어도 음악을 한다는 자부심, 알아주지 않아서 그렇지 실력만큼은 누구 못지않는다는 자신감이 보기에도 좋다. 그러면서도 무명이라는 현실에, 노래해서 최소한의 생활비도 벌지 못해서 어렵다는 그들의 말에 가슴 한켠이 아프다. 어떻게 생각하면 새카만 후배들 앞에서 평가를 받는 일이어서 쪽팔림 그 자체일 것 같지만 그래도 ‘나 여기 있소!’하는 그들의 도전정신이 흐뭇하다.
한 도전자의 말에 밑줄 긋고 싶다.
“노래를 못하는 것보다 더 두려운 건 노래를 못할까봐, 입니다.”
지방 공무원으로 조용히 사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나름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젊었을 때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할 건가. 세상이 등짝을 치는 한이 있더라도 젊었을 때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