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자신을 구원할 자는 누구?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44. 자신을 구원할 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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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을 넘은 지 네 해째입니다.

외부와 관계를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오래도록 사귄 좋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관계가 소원해지고, 나 스스로도 관계회복의 적극적 의지가 없어 결국 관계들이 끊어지고 말았네요.

은둔형 외톨이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고 괴롭히는 자학습관이 있습니다. 술과

게으름으로 시간을 보냅니다만 그래도 여태껏 주변사람들을 술 문제로 괴롭힌 적은 없습니다.

나 자신의 심리를 어느 정도는 알 것도 같지만 스스로를 막다른 길로, 고통 속으로 대책 없이 몰아가는 이 몹쓸 죽음의 병에서 날 좀 구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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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이 넘고 인생의 말년을 향해 가는 나이. 요즘은 60대가 청춘이라고 하지만 세월이 빨리 흘러감을 누구보다 절감하는 나이일 수밖에 없다.

한때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문득 돌아보면 혼자가 되어 있는 나 자신. 어떤 이유로든 감정이 다운되면 자꾸 안으로 움츠러들게 된다. 어느 시인의 시처럼 새들도 마침내 세상을 뜨지만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때가 되면 다 이 세상을 뜨는 게 인생이니 서두를 것도 없고, 뜨지 않겠다고 버틸 일도 아니다.

인생이 어디 달콤함뿐이던가. 그렇다고 늘 가시밭길만도 아니었잖은가. 쓸쓸한 말년. 그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힘든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실패의 삶까지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끝이 아름다우면 살아온 삶 전체가 아름답다는 이름을 얻게 되고, 끝이 그렇지 못하면 지금까지 아무리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도 한 점의 얼룩으로 남는 인생이 되고 마는 것.


남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자신을 사랑해야 하듯이 죽음의 몹쓸 병에서 자신을 구할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뿐. 마음이 어두울수록 자신을 사랑하고, 오늘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할 터. 그것이 자신을 구하는 구원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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