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그렇다고 무너지지 마!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45. 그렇다고 무너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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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하고 1년간 일하다가 군대 다녀오고 근 1년을 놀고 있습니다. 삶의 목표가 없고 의지도 없어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슬프고 힘든지도 잘 모르겠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열두 살 때 이혼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재혼하시고 최근 다시 헤어지셨습니다. 새아버지와 함께 산 기간이 6년 정도 됩니다. 열두 살부터 아버지 없이 살아서 새아버지가 생겨 좋았으나 또 헤어져서 마음이 어렵습니다.


살아오면서 힘든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 때 누구에게 털어놓거나 의지해본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뿐 제 고민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어요. 이게 곪아 터진 걸까요. 1년을 놀자 어머니와 누나는 뭐라도 해보라고 재촉하지만 하고 싶은 게 없습니다. 하도 졸라서 내키지 않는 공부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금방 때려치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죄책감도 들고 집에 있는 것조차 불편하고 미안한데 누나가 저를 위해 해주는 말들이 다 화가 납니다. 제가 한심해서 너무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너무 무력하고 한심해요. 꿈도 없고 삶에 의욕조차 없고 목표도, 해놓은 것도 없어요. 지금도 밤새 컴퓨터만 붙들고 있다가 누나와 싸우고 컴퓨터는 부수고 급하게 옷만 챙겨 나왔습니다. 이런 말 하는 것도 우습지만 이젠 그냥 지쳐서 세상을 뜨고 싶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무기력하고 슬퍼요. 다 큰 남자가 눈물만 계속 쏟고, 이러다가 이성을 잃고 자살해버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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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영리하다. 원하는 일을 알면서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를 자꾸 찾아내는 데는 귀신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왜 할 수 없는지 이유를 찾는 사람이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해내는 사람이 있다. 거기서 인생은 나뉜다.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불행. 원하는 것을 하는 행복.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쉬는 것 이상의 훨씬 큰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힘을 포기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변명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왼쪽으로 기운 것은 오토바이가 아니라 내 생이야.

기운 것이 아니라 내 생이 왼쪽으로 딛고 가는 거야.”

- 이원의 시 ‘영웅’ 한 구절


당신의 고민은 고민 축에도 들지 못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크던 작던 고민은 다 고민이야. 그렇다고 무너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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