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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선물

사랑의 선물

by Faust Lucas


사랑의 선물


여러 철학가들은 그들이 살던 당시까지 발견된 사실, 과학적 연구의 산물에 상상력을 가미해서 철학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거기에 더해 저마다의 사색의 결과를 기름칠하고 거기에서 또 호기심이 발동하여 또 찾아 나선다. 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 끝판왕 중 하나는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일 것이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는가? 인간이 신을 만들었는가? 사람마다 다른 결론을 내릴 것이다. 믿느냐 아니냐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되는 순간은 아마도 죽어 봐야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에게 무엇을 선물했을까? 김작가는 실버빌리지에서 여러 사실들을 보고 듣고 느낀 후 돌아오는 길에 한 참을 고민했다. 인간이 받은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그것도 공짜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생명, 시간, 일, 자유의지, 죽음 정도 되지 않을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녀에게서 그녀에게로 기억의 전이될 것이다. 그녀 둘은 동의했다. 더 이상 김작가를. 보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고 한다. 마지막 모습을 아픈 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첫사랑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것이 여성, 아니면 남성, 그도 아니면 둘 다인가. 그녀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할 수 없지만 불편하게는 하고 싶지는 않았다.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은 산 자, 이 세상에 남은 자의 폭력일 뿐이다. 그저 그 기억이 그녀에게 잘 온전히 전달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게 그녀에게서 영원히 살 기를 바랄 뿐이다. 가능하다면 먼 훗날 그 상상 밖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망상을 해 본다. 그럼, 비록 마지막 하나님의 선물을 받지 못할지라도 그녀와 조금이나마 짧더라도 매일매일, 매 순간순간이 설레던 그때로 갈 수만 있다면 좋을 것이다. 부산에 도착했다. 그녀와의 짧은 여행은 혼란, 카오스 그 자체였다. 실버군단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여야를 불문하고 늘 그러하듯이 약간의 아귀다툼은 있으나 대세는 완전히 기울었다.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도는 설문조사 때마다 최고를 경신해 갔다. 탄핵이니 사퇴니 하는 단어들은 그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대한민국의 언어와 전통, 문화를 수용한다면 이민도 받아들인다는 개념 아래 세계 곳곳에서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고 그들이 전방으로 간 어르신들의 빈자리를 채워 지역 소멸은 없어질 거란 장밋빛 청사진도 나오기 시작한다.나라가 젊어지고 남녀 젠더갈등도 외국 이민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란 전망 등이 넘친다. 단순히 부족한 병역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실버군단 프로젝트가 기대를 초월한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여파로 대통령도 그 많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한 법 개정까지 가능한 의석수도 넘을 것이란 예측이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라문제, 김작가는 그녀와 그녀 사이에서 기억의 전달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제 곧 그날이 정해질 것이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기다릴 뿐이다. 기다림이란 누구에게든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고통이다. 어떤 시인은 그의 대표작에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했다. 그녀는 지금 죽어 가고 있다. 그 후에는 그 상처를 김작가 그만이 오로시 가지고 가야 한다. 밤바다 바람이 차갑다. 여느 밤과 같이 오늘 밤도 별빛이 바람에 스치고 파도에 휩쓸리고 해안가의 고층 빌딩 불빛이 그걸 덮고 또 파도가 덮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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