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단 먼저 머릿속에 맴도는 것을 바로 쓰기
2. 일단 먼저 머릿속에 맴도는 것을 바로 쓰기
뭔가를 쓰려고 하면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컴퓨터의 자판이 되었건, 휴대폰이 되었건, 펜이 되었건 항상 그랬다.
그러다가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던 적이 수없이 많았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것은 생각나는 것에 집중하면서 생각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제목도 생각나지 않는다), 조선시대 어느 학자가 글쓰기에 대해 썼던 내용이었다. 하루는 혼자서 길을 걷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나서 그것을 잊지 않으려 입으로 계속 되새기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당시에는 묵과 종이가 있어야 기록을 할 수 있었으니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었다. 조선의 선비가 입으로 종알거리며 잠시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위해 총총거리며 집으로 급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그런데 어쩌나! 집에 막 도착해서 묵과 종이를 찾다 보니 순간적으로 그 생각의 끈을 놓쳐 버린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노트북을 열 때까지 분명 하려고 했던 것이 있다.
글쓰기 밴드(오우아)에 글쓰기 교재를 만드는 것에 대해 몇 글자 쓰려고 했다. 그러나 노트북을 켜는 순간 까먹은 것 같다. 겨우 이렇게 밴드에 글쓰기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끄집어내느라 머리가 복잡했던 것 같다. 잠시 노트북을 덮고 밴드에 글을 써야겠다.
잠시 시간을 내어 하려고 했던 것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김태길 선생은 글을 쓸 때는 머릿속의 것이 자연스럽게 분출되려 할 때 쓰라고 하셨다.
억지로 쥐어 짜내거나 뭔가에 쫓기면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고 하셨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은 그럴 것이다. 그래도 알고 있는 것이 있다.
헤밍웨이는 ‘모든 초안은 쓰레기이다’ 라고 말했다. 얼마간의 숙성 기간이 지난 후 지금의 이 글을 보게 되면 분명히 그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수 없이 가졌던 경험이 증거하고 있다.
분명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지금 머릿속의 것을 쓰지 않는다면 숙성할 것도 없을 것이고 필력이라는 근육은 점점 쪼그라들어 언제인가는 뼈만 앙상히 남게 될 것이다.
일단 쓰고 숙성하고 다시 고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힘들겠지만 해야 합니다. 어느 헬스장에 붙어 있던 글이 생각납니다.
고통을 즐겨라!
(멋진 몸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이어트 책을 사고, 피트니스 센터 티켓을 끊는다고 몸짱이 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