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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파이 Nov 06. 2022

올해 당신의 겨울은 몇 도일까요?

황이안

  최근 들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며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겨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사실 필자에게 겨울은 환영받지 못하는 계절이다. 겨울은 춥고, 추워서 외롭고 쓸쓸하며 어느새 또 1년이 끝나간다는 허무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며 다가오는 겨울을 환영으로 맞이하고자 했다. 


글을 읽으며 이번 겨울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지난 겨울에 대한 따뜻한 기억들을 꺼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겨울은 춥고, 외롭고 쓸쓸하며 마지막을 체감케 하지만 동시에 따뜻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시작을 계획하기에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겨울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6명의 친구들에게 이번 겨울에 대한 기대와 지난 겨울에 대한 기억을 물어봤다. 또 이번 겨울의 온도는 얼마나 되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바람과 함께 몇몇 친구들은 겨울에 들을 음악과 영화도 추천해주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질문의 범위를 넘어가기도 했지만, 겨울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며 봐주길 바란다. 



A씨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쿠키를 구워 산타할아버지 자루에 담아 당일 날 배달하고 싶고, 겨울에는 아파트 앞에서 파는 붕어빵이랑 호떡, 와플도 사먹고 싶다.

어렸을 때는 겨울방학에 태국이나 필리핀 같이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갔었던 기억이 난다. 또 중국에서 살 때도 생각난다. 중국은 크리스마스를 금지하는데, 그럼에도 몰래 트리를 설치해놓고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곳이 있었다. 거기에 가서 놀았었다. 

겨울은 추워서 외로워지는 것 같다. 더울 때는 누가 와서 손을 잡으면 덥지만 겨울은 그냥 있어도 손이 시린 계절이니까.. 겨울에 누군갈 안고 있으면 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겨울엔 누군가 와서 날 안아줬으면 좋겠다. 비록 겨울은 외롭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때문에 설레는 감정이 제일 크긴 하다. 

겨울에 마시는 코코아도 좋아하고,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나 트리를 꺼내 집 안을 장식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번 겨울은 44도 였으면 좋겠다. 내가 온수매트를 44도로 맞춰 놓기 때문에. 



B씨

  올해 겨울에는 눈이 예쁜곳으로 놀러가고 싶다. 

Bruno Major의 음악을 추천한다. 전체적으로 겨울 느낌이 나서.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 1화에 눈이 나오기 때문에 나니아 연대기도 추천한다. 

어렸을 때 시골에 살았었는데 옆에 계곡이 있었다. 그래서 계곡이 꽝꽝 얼면 썰매를 타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또 집으로 올라가는 길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엄청 가팔랐다. 그래서 겨울에 그 길로 올라가다 미끄러져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일이 있었다.

추울 때 이불 안에 들어가있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겨울은 밤에는 좀 춥고 아침에는 학교 오기 힘들지 않을 정도로만 추운 날씨였으면 좋겠다.



C씨

  올해 겨울에는 검정색 롱패딩을 입고 아이스크림 바를 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롱패딩 모자에다 눈을 넣거나 롱패딩을 입고 눈 속에서 뒹굴고 싶다. 반팔 반바지를 입고 외출하는 것도 해보고 싶다. 겨울 가로등에 비치는 비치는 그림자를 낭만적으로 찍고싶다. 

어렸을 때 제주도로 여행을 갔는데 눈이 엄청 왔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눈 때문에 차가 못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차를 버리고 걸어서 숙소로 걸어갔다. 그 때가 밤이어서 다음 날 돌아가 차를 가져왔던 기억이 있다. 

올해 겨울은 엄청 추웠으면 좋겠다. 추우면 겨울이 왔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아서 겨울을 좋아한다. 



D씨

  올해는 스키장에 가서 스키를 타고 싶다. 그리고 롱패딩입고 편의점 가는 것도 하고 싶다.

예전에 학원 다닐 때 11시에 학원이 끝나면 집까지 30분 동안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그 때 창밖으로 보였던 풍경이 기억난다. 눈이 내리고 있고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있었다.

올 해 겨울에는 -20도였으면 좋겠다. 너무 추워서 감성이란게 사라졌으면 좋겠어서.

겨울엔 집에만 있는걸 좋아한다. 창문은 열고 이불을 덮고 있고 싶다. 그렇지만 눈싸움은 하고 싶다. 눈 속에 돌 넣어서 던지기. 



E씨

  올해 겨울엔 롤 하고 싶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가는 것도. 제주도도 갈 계획이다. 프랑스어랑 패션 공부, 운동, 여행, 친구들이랑 놓고 옷 사는 것도 하고 싶다. 

음악은 Central Cee의 Doja와 빈체의 정을 추천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거기서 친해진 친구랑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었던 일이 생각난다. 

이번 겨울은 눈이 포슬포슬하게 내릴 수 있고 따뜻하지만 녹지는 않는 날씨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들이 눈사람을 차지 않을수 있을 정도로 기분이 좋은 날씨이길 바란다. 



F씨

  올해 겨울에 하고 싶은일.. 

라이거즈 전지훈련 가기. 그리고 이글루를 만들어서 안에서 컵라면을 먹을 계획이다. 

눈싸움도 하고 스키장도 가고 싶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 시리즈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예전에 눈이 정말 많이 와서 학교에서 내려가는 길이 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애들이랑 우왕좌왕 내려가던게 생각난다. 그리고 학교에서 눈싸움 했던 것도. 겨울에는 학교 연못이 어는데 그 때 롱패딩을 깔고 미끄러지며 설매를 탔다. 물론 선생님들이 하지 말라 하기는 하지만.

이번 겨울은 눈이 와야 하니까 정말 추워야 한다. 겨울엔 밖에는 추운게 좋다. 

겨울에 따뜻한 기억이 있었으면 좋겠다. 



6명의 이야기를 듣고 글을 쓰는 동안 다가오는 겨울이 조금 설레기 시작했다. 부디 이번 겨울엔 모두 하고싶었던 일을 할 수 있으며, 바라던 온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당신 역시 긴겨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혹은 사랑하는 나 자신과 혼자 행복한 시간을 쌓을 수 있길 바라며, 글을 읽는 동안 겨울이 조금이나마 설레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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