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작가
서점 앞에 흰 고양이가 있다. 사람을 보고도 숨지 않는 것이 길고양이가 아닌가 보다. 털 정리가 된 날씬한 모습이 미용을 받은 흔적인 듯하다. 녀석이 서점 앞 의자에 주인처럼 앉는다. 녀석과 나는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흰 고양이가 울기 시작한다. 가까이서 본 녀석의 얼굴은 꾀죄죄하고 창백하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울다 지친 아이의 얼굴처럼 슬픔이 말라 있다. 누군가가 너를 버렸구나. 버려졌구나…….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발목을 잡는다. 의자에서 뛰어내린 녀석이 내 다리에 얼굴을 비빈다. 비비면서 울고 울면서 계속 비빈다. 이 고양이는 분명 강아지와 한집에 산 것 같다. 내게서 강아지 냄새를 맡은 것이다. 강아지를 키우는 내가 반가운가 보다. 자세히 보니 얼굴에서 꼬리까지 온몸에 피부병과 함께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 몸집은 굶주림이 습관이 된 듯 메말라 있다.
보통 고양이는 인간을 피한다. 특히 길고양이들은 인간을 두려워한다. 울면서 내 다리에 온몸을 비비는 이 아이는 인간인 나를 반가워하고 있다. 사람에게 길들었다는 표시이다. 사람밖에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이 아이는 사람과 살았기에 길고양이들과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 동네 고양이들이 밥을 나눠주지 않은 것 같다. 메마른 몸이 그렇다고 말하는 듯하다.
누군가가 버린 사랑이 아프게 운다. 사랑을 받았기에 그 사랑을 찾기 위해 울음으로 살고 있다. 서점 앞에서 우는 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이곳에서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인지도 모른다. 녀석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몸부림이기에 사람을 피하지 않고 가까이에 오는 것이다.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는 순간 사람을 피하고 울음을 삼키며 몸을 숨길 것이다. 들고양이처럼 어둠 속으로만 다닐 것이다. 사람을 미워하면서 인간을 무서워하면서 그늘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밝은 낮에, 아직 희망을 품고 울고 있을 때 도움을 받고 주인을 찾아야 할 텐데, 마음이 무겁다. 고양이의 가냘픈 울음소리가 목구멍에 가시처럼 박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