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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듬 Aug 09. 2023

털이 녹는 마법의 크림

제모 크림


왜 제모는 아프고, 피를 봐야 할까?

덜 아프고, 손쉬운 제모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는 제품이 있다. 가장 놀라운 방법이자 제모의 단점을 커버하는 제품. 바로 제모 크림이다. 


고등학생 때, 입시 스트레스로도 모자라 제모 스트레스까지 더해진 여름날, 제모크림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바르고 씻어내면 털이 빠져요!' 

과장광고가 매우 의심스러웠지만, 마트에서 제모 크림을 발견하고 직접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제모 크림을 사용하기 전에는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피부 테스트가 필요했다. 피부에 소량의 제모 크림을 발라 테스트를 해보고 혹여나 피부 발진이 일어나면 사용을 중지하라는 것이었다. 살짝 긴장되는 마음으로 손목에 제모 크림을 바르고 10분 정도 기다렸다. 부작용이 나면 쓸 수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10분 뒤,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에 안도하고 간단하게 한 쪽 판만 씻은 뒤 제모크림을 쭈욱 짰다. 화학 약품과 화장품 냄새가 섞인 향이 코에 훅 들어왔다. 이렇게 냄새나는 걸 몸에다가 써도 괜찮으려나... 걱정반 기대반의 감정으로 10분을 기다렸다. 


그동안 화장실에는 제모크림 냄새가 가득해서 화장실 문을 조금 열어둘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 욕조에 한쪽 팔을 걸치고 반대쪽 손으로는 샤워기로 물을 틀었다. 미온수의 물이 팔에 닿자 물의 수압에 털이 조금 빠지는 듯했지만, 광고처럼 시원하게 빠지진 않았다. 그래서 크림과 함께 동봉되어 있던 면도기 모양의 스파출러를 꺼내 들고 긁어내자 털이 우수수 빠졌다. 신세계였다. 정말 아프지도, 피를 보지도 않았다. 그동안 베여가며 제모를 해야 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 스쳐 지나갔다. 이제 제모크림만 있으면 여름이 두렵지 않아! 떨어져 나간 털들이 크림과 하나 되어 요상한 모습으로 욕조 배수구를 타고 흘러갔다.  


신나는 마음에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간단하게 샤워를 한 뒤에 반대쪽 팔과 다리, 겨드랑이까지 제모크림을 도포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제모 타임이었다. 그리고 광고처럼 샤워기를 틀어 놓고 스파출러로 슥슥 밀자 털이 우수수수 떨어져 나갔다. 좀처럼 떨어질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굵고 강한 겨드랑이 털도, 제모크림 앞에선 맥없이 빠졌다. 옥수수수염처럼 끝을 모르고 빠지는 털들 때문에 욕조가 막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면도기로 제모를 하면 밀어도 약간의 털이 남아 거칠거렸는데, 제모 크림은 강한 알칼리 성분으로 털의 단백질 결합을 끊어버리는 것이라 제모 직후 피부가 맨들거려 좋았다. 또 면도기에 비해서 털이 자라는 속도가 더딘 것도 큰 장점이었다. 이후 제모 크림을 몇 통이나 쓸 정도로 없어선 안될 최애템이 되었다. 다만 성능이 너무 좋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가 쓰는 화장실에 놓고 썼다간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족들 모발의 안녕을 위해 화장실 수납함에 고이고이 모셔두고 썼다. 


하지만 현재는 제모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제모크림도 성분이나 성능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을 테지만, 아직도 제모 크림만 생각하면 화학 약품 냄새가 맴돌정도로 쓸 때마다 적응되지 않는 냄새 때문에 힘들었고, 사용하면 할수록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움도 생기는 것 같아서 사용을 중단했다. 


정녕 완벽한 제모 방법은 없는 것인가

그렇게 제모 유목민은 또 다른 제모 방법을 찾아 떠났다. 




종류 : 제모 크림

제모 난이도 : ★ *바르고 기다리다가 씻어내거나, 긁어내기만 하면 제모 완료

통증 : ★★★ *사람마다 차이는 있으나 민감한 피부의 경우 따가 울 수 있음  

장점 : 샤워할 때 바르고 씻어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제모 방법

단점 : 피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피부에 따라 사용이 불가할 수 있음

주의 : 피부 부작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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