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내보기만 하면 돼.

by 윤소정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숲에서

아이들과 나는 아침을 보낸다.

젖은 풀잎이 발목을 스칠 때마다

움찔 하늘로 솟는다.


하늘을 열기 위해

폭신한 이끼 위로 올라선다.

아름다운 것들이 날아다녀요!

나에게 다가와요!

외치며 나아가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나는 나를 주장하며 살아왔지만

너희들에게 나는 기억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

너희들의 투명한 웃음, 다정한 몸짓, 박차오르는 힘,

순순한 마음, 순순한 마음. 그것들이 담긴

나를 떠올려 너희들 자신을 꺼내보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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