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꽁 뭉쳐있던 생각을 풀어 꺼내놓고 나면 배가 고프다. 생각을 낸 자리에 움푹한 빈 공간이 생긴다. 헛헛한 마음이 된다.
며칠 사이 계속 그랬다.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들을 표현하고 나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이 방 저 방을 서성였다. 아이 방을 지나다 탁자 아래에 가지런히 놓인 과자 두 봉을 발견했다. 어린이날 선물로 아이가 고모에게 받은 과자 세트에 들어있던 과자들이었다. 낯설다고 먹지 않고 남겨둔 ‘오사쯔’와 ‘컨츄리콘.’ 나에겐 추억의 과자들이었다. ‘오사쯔’를 집어 들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셔셕 셔셕 셔셕
내 안의 빈 공간을 경쾌한 소리로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