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환경공무관의 하루
오타니는 쓰레기를 주우면 운이 쌓인다고 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만다라트에 적어놨다는 그 문장.
처음엔 멋있다고만 생각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걸 직업으로 하고 있다.
나는 하루에 수십 번, 수백 번,
내 주변의 누구보다 훨씬 많이 줍는다.
그럼 계산상,
내가 운이 제일 많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다니며
실적과 영어 이메일을 주워 담았었다.
지금은 리어카를 끌고, 쓰레기를 줍는다.
월급은 내가 원하는 노후를 완성해줄 만큼 넉넉하지도 않다.
그래서 경제 책을 읽고, 투자 공부를 하고, 글을 쓴다.
방향을 내가 따로 만들어보고 있다.
그 와중에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오타니는 운을 줍기 위해 쓰레기를 줍는다고 했다.
나는 생계를 위해 줍는다.
얼굴이 피곤해보이거나 무표정일 때에는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일을 하다보면
고맙다, 고생한다는 등의 응원한다는 말을 보내준다.
가끔은 행운이 이런 모양으로 오나 싶다.
제네시스를 타는 거는 아직 멀었을지 몰라도,
지금의 삶도 나쁘지 않다.
나는 오늘도 남들보다 많이 줍는다.
쓰레기도, 이야기도, 그리고 이런 작은 운도.
확실한건 멈춰있는 사람은
아무런 행운도 줍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