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좋은 습관의 시작
“습관은 나를 위한 짧은 주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활짝 웃는다.
잠결이라 어색할 수도 있지만, 그 웃음은
“오늘도 괜찮은 하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잠시 뒤엎드려 손을 모으고 기도하듯 하루를 다짐한다.
종교적인 의미보다,
오늘 하루 내가 바라는 한 가지를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시간이다.
이 작은 루틴은 아침의 방향을 정돈해준다.
정신없이 일어나는 것과는 다르게,
잠깐이라도 나를 중심에 놓는 느낌이다.
이런 루틴을 처음부터 하던 건 아니다.
책을 읽고, 좋은 강의를 들으며
조금씩 내게 맞는 방식으로 다듬어갔다.
기지개는 몸을 깨우기 위해,
웃음은 마음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기도는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하나하나 내게 필요한 기능을 담아 쌓아온 루틴이었다.
물론, 항상 잘 지켜졌던 건 아니다.
그런 날이 있었다.
전날 밤, 가족과 크게 다툰 뒤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모든게 귀찮았다.
습관 따위는 생각도 하기도 싫었고,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흘려보내고 싶었다.
그날 저녁,
샤워를 하며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마주했다.
온종일 찌푸렸던 표정,
쌓이고 쌓인 감정의 무게가 얼굴에 그대로 묻어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내일을 시작하고 싶진 않아.”
다음 날 아침,
다시 루틴을 꺼내 들었다.
기지개를 켰고,
억지로 웃었다.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았다.
이런 힘들고 지치는 날들일수록 루틴이 더 필요하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루틴은 삶이 잘 풀릴 때보다
흔들릴 때 더 큰 역할을 한다.
하루를 다시 붙잡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작은 닻 같은 것.
작은 행위 하나가
다시 나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한다.
루틴이 잘 작동하면,
삶이 전보다 조금 더 안정된다는 걸 느낀다.
잘 풀리는 날은 루틴 덕분이라 여기고,
혹여 어긋나는 일이 생겨도
‘그래도 이건 지켰다’는 것이 마음을 지탱해준다.
나는 루틴을 성과를 위한 도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매일의 삶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하기 위한 작은 장치다.
마치 경기 전 선수의 심호흡처럼.
마치 하루의 온도를 조절하는 스위치처럼.
좋은 루틴은 강박이 되어선 안 된다.
‘나를 조이는 틀’이 아니라
‘나를 이끄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걸 안 하면 불안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이걸 하면 내가 괜찮아진다’는 감각이면 좋다.
그 감각이 쌓이면, 언젠가 루틴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어느 날,
지금보다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