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좋은 습관의 시작
“즐거움 없는 반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는 지금껏 스스로에게 꽤 인색하게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해내면 자신을 칭찬하거나,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행동에 익숙하지 않았다.
습관을 만들 때도 늘 더 나은 삶을 위한 ‘숙제’처럼 접근했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를 밀어붙여서라도 지켜냈다.
보상은 오히려 독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내가 만든 습관들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은 가장 큰 보상이었다.
그 시기, 병원을 새로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졌다.
경제적인 압박, 동업자와의 갈등,
가정 내 긴장까지 겹치면서 매일이 버티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 시절, 하루를 마치고 저녁마다 걷는 시간이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졌다.
걷는 내내
‘내가 뭘 잘못했을까’,
‘이 상황에서 어떻게 버텨야 하지’
수없이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참을 걷고 집으로 돌아와 로비 문을 열면
몸도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져 있었다.
무겁게 짓누르던 감정들이
그 시간만큼은 잠시 내려놓아졌던 것이다.
그건 누가 만들어준 보상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걸었기 때문에 얻은 정신적인 해방감이었다.
걸었기 때문에 무너질 것 같은 하루가 정리됐고,
그 덕분에 또 하루를 넘길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보상은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무언가를 꾸준히 실천할 때마다
가족이나 동료들이 말했다.
“당신은 한번 마음 먹으면 꾸준히 해내는 사람이야.”
그 말들이 마음 어딘가에 남아서,
다음 습관을 지킬 때마다 조용히 나를 밀어줬다.
반대로, 아무런 감정도 남기지 못한 습관들은
기억조차 희미하다.
자기계발도, 주변 반응도 만들지 못한 채
어디론가 사라졌을 것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이 위해서 ‘보상은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단지 “이걸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감각을
스스로 인식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감각이 쌓이면,
다시 그 행동을 하고 싶어지는 날이 반드시 온다.
보상이 있다는 걸 인식하면, 습관은 견딤이 아니라 기대가 된다.
나는 여전히 물리적인 보상에는 서툴다.
그만큼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인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습관이 만들어준 내 작은 변화들을
의식적으로 확인하고,
그 순간을 조용히 인정해보려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보상이란
남이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건 나를 위한 일이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보상을 자주 떠올려야 한다.
걷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면,
그걸 명확히 인식해야
다음에도 걷기 위해 문을 열고 나설 수 있다.
어떤 날은 정말 버거운 날도 있었다.
습관이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대로 잠들면, 그 부담이 내일도 그대로 남을 거라는 걸.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걸으면서 마음을 정리하자.”
그리고 걷는 동안
달을 보고, 별을 보고,
하늘의 기운이 나를 감싸고 있다고 믿었다.
기도처럼, 주문처럼.
그렇게 걷고 나면
조금은 편안해졌고,
내일을 더 단단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습관은 반복이지만,
그 반복을 지탱하는 건 감정이다.
그 감정을 ‘보상’처럼 인식할 수 있다면,
그 습관은 오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