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좋은 습관의 시작
“시작은 작게, 유지도 작게”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크게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작고, 구체적이고, 사소할 만큼 단순하게 시작하는 것이
오래 남는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볍게 기도한다.
형식적인 기도는 아니다.
“오늘도 잘 해낼 수 있게 해주세요.”
누군가에게 비는 마음일 수도 있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일 수도 있다.
30초면 충분하다.
이 짧은 기도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할 수 있고,
어떤 장비나 조건도 필요하지 않다.
운동처럼 복장을 갖추고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고,
책처럼 집중할 시간과 공간도 요구하지 않는다.
준비가 필요 없는 이 단순함 덕분에,
매일 계속할 수 있었다.
반대로, 너무 크고 거창하게 시작한 습관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장 대표적인 실패는 ‘감사일기’였다.
감사해야 한다는 마음은 이해했지만,
억지로 끄집어낸 감사는
스스로의 행동을 포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히려 자유롭게 쓰는 ‘낙서일기’가
나에게는 훨씬 잘 맞았다.
처음엔 아무 주제 없이 떠오르는 말을 그냥 썼다.
하루에 한 장이 될 때도 있었고,
열 장이 될 때도 있었다.
불만, 후회, 자책…
그렇게 쏟아내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자연스럽게 독서일기, 투자일기, 할일 노트로도 확장됐고,
브런치에 올릴 글감도
그 안에서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다.
나는 습관을 만들 때
‘작게 시작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만든다.
책을 읽고 싶으면
처음엔 15분 타이머를 설정해본다.
짧은 시간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책과만 마주 앉는 것이다.
그 15분 안에 지루함이 오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 시간이 끝나면 더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습관은 그렇게 몸 안에서 반응을 기다린다.
작게 시작하면, 그만두는 것도 어렵지 않다.
무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기라는 감정도 따라오지 않는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운동을 시작하라는 말보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운동부터 해보자”는 생각이 먼저여야 한다.
수영을 해본 적도 없고,
근처에 수영장도 없는데,
누군가가 좋다고 했다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수영을 시작한다면
그 습관은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건강을 회복하고 싶었지만,
무리하게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할까 걱정됐다.
그래서 가장 익숙하고 부담 없는 걷기부터 다시 시작했다.
작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던 그 리듬이
다시 내 일상에 활력을 넣어줬다.
그렇게 작게 시작해서
성공 경험이 쌓이면,
그 다음 습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은 반복 하나가 내 하루를 정리해줬고,
그 하루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습관은 거창하게 시작할수록
금방 무너진다.
작게, 더 작게, 작지만 구체적으로.
그게 좋은 습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