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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이 많은 이유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책 읽는 워킹맘

by 조여사 Nov 25. 2024

책을 한 권 잡으면 끝까지 읽는 편인데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상태에서 <소유냐 존재냐>와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을 함께 읽다가 자꾸 우울에 침참하게 돼서 중간중간 가벼워 보이는 책들을 집어 들었더니 여러 책을 한꺼번에 읽게 되네요. 


일본 사람이 쓴 이런 종류의 책들은 대체로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은 잘 선택하지 않았는데, 마음이 심란해서 이런 종류의 호흡이 짧은 글을 찾아 읽고 있습니다. 얇고 호흡이 짧은 책인데 내용은 의외로 괜찮았어요. 표지도 귀엽고 말이죠. 귀여운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학창 시절 천재들은 모든 것을 사진 찍듯 기억한다는 글을 읽고 나도 그런 기억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진을 찍듯이 기억하는 포토그래픽메모리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비슷한 증상인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는 모든 일상을 망각하지 못하는 일종의 망각 불능으로 공부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할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질병이라고 합니다. 모든 것을 너무 정확하게 기억하여 옷, 표정, 헤어 스타일이 조금만 달라져도 같은 사람이란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안면 인식 장애를 앓기도 한다고요. 


이 책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모든 것을 상세하게 기억하기보다는 두루뭉술하게 기억해야 의사 결정이 빨라진다고요. 인간의 뇌의 용량은 한계가 있으니 중요한 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뇌의 용량을 비우는 것이 좋은데 세세하게 내용을 기억하다 보면 뇌의 용량이 가득 차게 되고 유연한 사고를 하기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과거의 기억을 장시간 떠올리면 축적되는 타우 단백질은 기억장애를 잃으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추석 즈음 부정적인 사고에 갇혀서 이런 상태를 만들고 있는 내 마음이 지옥이구나를 되뇌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기분도 나빠지고 몸도 안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부정적인 상태일 때는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는 것부터 먼저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감정에 대해 좋고 나쁘고를 따지지 말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판단한 후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라고 조언합니다. 책에서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숫자를 세거나, 심호흡을 세 번 하거나, 물을 마시거나, 나만의 방법을 정하여 항상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합니다. 


모든 사고와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은 내 자신입니다. 요즘 생각이 많아서, 그것도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서 생각을 좀 덜어내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 화장도, 먹을거리도, 생각도 모두 덜어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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