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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채의 사유하는 삶 Oct 30. 2022

내가 사랑한 바다, 함덕

당신과의 추억이 깃든 바다를 추억하며



누군가 나에게

가장 좋아하는 바다를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함덕이라고 말하곤 한다.

제주에는

애월 곽지 표선 협재 월정리 광치기 

 많은 바다가 있다.​


제주가 사람들에게

많이 사랑받는 이유  하나는

분명 각 바다의 성격과 매력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함덕 특유의

투명하고 에메랄드빛을 품은 바다는

우리의 청춘을 녹여내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나는 그런 함덕 바다를 사랑했다.




함덕에는

바다뿐만 아니라

달사막이라는 낭만도 있다.

함덕 바다를 등지고 좁은 골목을 지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따뜻한 낭만이 있다.

나는 굳이 야외 테이블을 골랐고

달사막의 낭만을 한껏 느낄 때쯤

어서 들어가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라는 뜻인지

비마저 조금씩 내렸다.

오히려 비가 조금씩 내려서

더 분위기가 좋았던 달사막.

달에도 사막이 있을까요?

이런

동화스러운 질문이 있고

 질문에 대한 

동화스러운 대답이 있는 곳, 함덕

나는 그런

함덕을 사랑했고

아직까지도 사랑하고 있다.




바다  자체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했는지도 중요하다.

바다란

본질적으로 파도를 통해

다른 것들을 씻어내는 존재이지만

사람과 사람이

그곳에 묻어놓고  추억까지는

씻어내지 않고  자리에 머물게 한다.​


그러니 누구라도

함덕에, 또는 다른 바다에 가거든


여행의 마지막 ,

그 아쉬움을 모래에 묻어두고

 다음에 다시 와서

 아쉬움이 어떤 형태로 남아있을지 확인해  




이별보다

아픈 것이 잊혀짐이다.

내가 사랑한 함덕에는

잠깐의 이별은 있지만


결코 잊혀짐은 없기에

나는 함덕을 사랑한다.

다시 함덕에

여러 추억과 아쉬움을

묻고 올 미래를 상상하며

다시 들린 함덕에서

내가 묻어놓았던 아쉬움이

어떤 형태로 남아있을지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함덕을 그리워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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