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혼란
Q. 군무원이 뭔가요? 공무원 인가요? 군인인가요?
직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분들에게 군무원이 공무원인지 군인인지 질문을 받곤 한다. 군무원을 정의하는 말은 공무원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나는 공무원과 군인의 교집합이라고 설명한다. 신분으로는 공무원이지만, 실제로 근무하는 곳은 부대이고, 책임이나 규제는 군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Q. 훈련을 받나요?
모든 훈련을 다 받는 건 아니지만 전군이 실시하는 UFS 훈련 등은 동일하게 받는다. 훈련의 상세한 내용은 얘기할 수 없지만 크게 전시 상황 시 담당하는 행정, 시설, 기술 등의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할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고 알면 된다. 예를 들어 행정의 경우 ‘전시상황에 각 기관끼리 어떻게 공문서를 전달할 것인가? 복지시설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휴가는 어떻게 줘야 하는가?’ 등에 대한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들을 논의한다.
Q. 당직 서나요?
당직은 물론 선다. 부대마다 차이가 있다면 한 달에 당직을 몇 번 들어가는가이다. 각 상황이 달라서 일반적으로 몇 번 들어간다 얘기할 순 없다. 나의 경우 석 달에 두 번 정도 들어간다. 부대 인원이 적어 많이 서는 곳은 일주일마다 한두 번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Q.군복을 입나요?
입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입게 될지도 모른다. 2021년에는 시행령이 한 번 더 개정돼 '국방부 장관이나 각 군 참모총장은 전시 및 평시 임무를 고려해 일반 군무원에게 근무복, 군복 등의 의복이나 군수품관리법에서 규정하는 군수품을 지급하고 이를 착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도 넣었다.
이 개정 사항에 대한 법제처의 법규 해석으로 군복단속법 제9조 제1항에서는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군무원은 「국군조직법」 제16조 제1항에 따라 군인과 함께 국군의 구성원이기는 하나, 군인은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군에 복무하는 자로서 지상ㆍ해상ㆍ상륙 및 항공작전을 주 임무로 하고, 이를 위한 정책업무를 담당하거나 전투임무 및 전투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반해, 군무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정비ㆍ보급ㆍ수송 등의 군수지원 분야, 행정업무 및 일부 전투지원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는 민간 인력이며, 그 인사 관계 법령 체계도 군인에게는 「군인사법」이, 군무원에게는 「군무원인사법」이 적용되는 등 군인과 군무원은 그 책임ㆍ직무ㆍ신분 및 근무조건 등이 상이하다.
따라서 「군무원인사법 시행령」 제51조 제2항은 군복단속법 제8조 제2항 제2호의 “다른 법령”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를 근거로 군무원에게 군복을 지급하여 착용하게 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법규 해석은 위와 같이 나왔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진짜 군복을 입게 되었을 때 더 이상 군무원이 아니라 군인이다. 책임과 의무를 더 무겁게 짊어지는 만큼 그에 따르는 보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PX는 이용할 수 있나요?
이용할 수 있다. 영외 PX의 경우 부모님,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님까지 이용 가능하다. 특히 영외 PX의 경우 군인 아파트 근처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밀가루, 식용유, 설탕, 계란 등 영내 PX보다 다양한 품목을 시중보다 조금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Q. 퇴사율 높다던데 정말인가요?
업무 환경, 급여, 주거 지원, 업무 스트레스, 고유업무 외 다른 업무의 비중 등의 이유로 퇴사하는데, 이 퇴사 비율이 높은 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높은 이유는 낮은 급여에 비해 감당해야 할 업무 강도가 높고, 직렬에 따라 잦은 근무지 이동이 있는데 군무원의 경우, 주거 지원 및 주거 보조비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인 듯싶다.
Q. 당직비는 얼마인가요?
12시간 기준 평일, 주말 2만 원이다. 작년에 비해 1만 원 올랐다.
Q. 군대 밥은 어때요?
보통 부대 간부 식당 식사비는 3,500원에서 5,000원 정도이다. 그 금액을 생각한다면 그냥 먹을 만한 수준이다. 식사에 관련된 사항은 부대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내가 근무하는 부대는 맛있는 편이다. 짬뽕, 냉면, 냉채족발, 우동, 국밥류, 편육, 묵밥 이외에도 찹쌀도넛, 꽈배기, 빵류 등의 간식류, 음료수, 두유, 탄산수도 같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주로 도시락을 싸간다. 식당 밥이 맛있긴 하지만 탄수화물이 너무 많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싸가기도 한다. 그리고 밥 먹으러 가는 동안 인사하고 밥 먹다가도 인사하는 과정이 싫어 이를 피하기 위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