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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걸즈 Oct 18. 2024

우리 함께 노크해요. 똑똑똑

군대는 남성의 비율이 여성 비율보다 현저히 높다. 그래서 더욱 남녀 간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체육 활동 시간이 될 때쯤 다들 환복하는데 이때 사무실에 들어갈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아주 곤란한 상황이 발생한다. 한번 실수로 업무 보고차 과 사무실로 갔다가 옷을 갈아입는 계장님과 맞닥뜨리는 상황이 발생해서 당황했다. 물론 들어가기 전에 노크하고 들어갔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 시간이 되면 가기 전에 먼저 전화나 메신저로 확인하고 사무실을 방문한다. 군대는 간부 말고도 용사(병사)들이 함께 근무한다. 이 인원들의 나이는 대부분 21살에서 24살이다. 나이가 어려서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근무할 때 옷차림이나 행동거지를 더욱 조심한다. 그럼에도 오히려 이 친구들이 여성부대원에 대한 외모 평가 등을 할 때가 있다. 나 또한 이런 대화 내용에 포함되어 있었다. "외모가 어떻더라, 이런 게 어떻더라." 등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증명사진을 찾아보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군무원이라는 일을 시작하기 전 이런 상황이 있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니 아주 당황스러웠다. 처음 "이렇게 한다더라." 하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용사 인원들이 불편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누군가 이야기하는 걸 직접 듣고 나니 그 친구들을 대하는 게 더 어려워지고 걱정도 많아졌었다.


군대 하면 축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여성 부대원이라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여성임에도 축구를 잘하고 열심히 하면 일을 잘하는 것보다 더 칭찬을 받는다. 나도 1년 차부터 늘 참여 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드디어 기다리던 첫 골을 넣었을 때 같은 과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에 분들까지 응원해 주셨다. “** 님, 축하해요. 첫 골 넣으셨다면서요. 다음번에 기대할게요.”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뒤로는 최대한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제 필히 골을 넣어야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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