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와 지우는 벌벌 떨고 있었어요. 바깥에서 나는 꾸에엑 소리 때문에 방문을 열지도 못했어요.
송이와 지우는 기도를 했어요.
“하나님, 부처님, 산신령님, 살려 주세요. 도와주세요. 저 돼지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게 해 주세요.”
그랬어요. 우리에 있던 돼지가 밖으로 나와서는 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것이에요. 다행히 대문은 닫혀 있어서 집밖으로는 못 나갈 거예요.
집에는 옆집에서 놀러 온 지우와 송이 둘 뿐이었어요. 돼지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지는 못할 테지만 너무 겁이 났어요. 왠지 문을 부수고 방 안으로 쳐들어 올 것만 같았어요.
“꾸에에엑 꾸엑. 우당탕탕!”
돼지가 마당을 쏘다니며 여기저기 부딪히나 봐요. 송이는 돼지가 장독대에 가서 장독을 깨트리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어요.
다시 기도를 했어요.
“돼지가 장독을 깨트리지 않게 해 주세요. 된장, 고추장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 없어요.”
바깥이 조용했어요. 송이는 문을 살짝 열고 밖을 살폈어요. 돼지가 수돗가에서 물을 쩝쩝 먹고 있었어요. 마당을 뛰어다니다 보니 목이 말랐나 봐요. 물을 먹던 돼지가 고개를 홱 돌렸어요. 송이와 눈이 마주쳤어요. 송이는 깜짝 놀라 얼른 문을 닫아 버렸어요. 쿵쿵쿵. 심장이 뛰었어요.
삐거덕.
대문 열리는 소리가 났어요.
“아이고! 이 녀석이 왜 나와서 난리야!”
아버지가 오셨어요.
꾸에에엑 꾸엑.
돼지를 우리로 몰아넣으려는 아버지, 우리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돼지.
송이와 지우는 그제야 마루로 나와 마음 편하게 구경을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