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날씨가 추워지고 있었어요. 아침에 학교에 올 때만 해도 많이 춥지 않았는데 1교시, 2교시가 지나갈수록 바람이 세게 불었어요. 운동장에 서 있는 나무들이 이리저리 흔들렸어요. 쉬는 시간이 되어도 아이들은 교실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어요. 집에 갈 때쯤에는 더욱 추울 것 같았어요. 송이는 얇게 입고 온 옷차림이 후회되었어요. 두꺼운 잠바나 코트를 입고 온 아이들은 걱정이 없을 테죠. 선생님은 수업을 하시다가 창밖 날씨를 살피셨어요. 선생님도 퇴근길에 추울까봐 걱정을 하시는 걸까요.
“드르륵!”
교실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낯익은 얼굴이 보였어요.
엄마였어요.
“선생님, 죄송한데 이거 좀 전해 줄려구요.”
엄마는 팔에 옷을 잔뜩 걸치고 있었어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엄마가 송이에게 다가왔어요.
“송이야, 춥다. 나중에 집에 올 때 이거 입고 와.”
송이에게 옷을 전해 준 엄마는 서둘러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나가셨어요. 언니랑 오빠에게도 옷을 전해주러 가는 걸거예요. 집에 갈 때 추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엄마도 집에서 걱정이 되었나 봐요. 우리 동네는 학교 바로 옆이라 집이랑 가까운데도 엄마는 아이들이 추울까봐 걱정이 되었나 봐요.
‘엄마는 내가 아기인 줄 아나.’
송이는 좋으면서 괜히 입을 삐죽거렸어요.
난로 때문인지 두툼한 옷 때문인지 교실 안은 해를 품은 듯 따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