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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뱀 소동

by 록유

송이와 지우는 강 옆을 걷고 있었어요. 바람은 솔솔 불어오고 강물은 고요히 흘러갔어요.

퐁!

조용한 강물 위로 무언가 빠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송이는 뭐지 싶어 고개를 돌려 강을 쳐다보았어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기다란 것이 빠르게 물살을 저으며 갔어요.

물뱀이었어요.

“어? 뱀이네.”

“뭐라고?”

지우가 물었어요.

“저기 뱀이 헤엄쳐가잖아.”

“꺄아!”

지우가 소리를 빽 질렀어요. 송이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헤엄쳐가던 물뱀이 지우의 비명소리를 듣고는 ‘홱’ 돌아섰어요. 소리를 듣고 가던 방향을 바꾼 거예요. 그리고는 송이 쪽을 향해서 고개를 쳐들고 막 헤엄쳐 다가오고 있었어요. 튀어나온 못처럼 뾰족한 머리를 세우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뱀을 보자 송이는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뱀은 물살을 가르며 강가로 슉슉 헤엄쳐 다가왔어요. 세상은 정지한 듯 멈추었고 뱀은 소리없이 빠르게 움직였어요. 순식간이었어요.

송이는 너무 놀라서 어째야할 줄을 몰랐어요.

송이와 지우는 서로 손을 잡고 냅다 뛰었어요.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는 무작정 뛰었어요.

한참을 뛰어 언덕으로 올라온 송이와 지우는 주변을 살폈어요. 다행히 뱀은 보이지 않았어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나뭇가지가 떨어져 있었는데 그걸 보고 지우가 또 소리를 질렀어요. 송이도 화들짝 놀랐어요. 그러다 둘은 서로의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겁이 나서 뛰어왔던 길을 되돌아보았어요. 나뭇가지를 들고 깔깔깔 웃었어요. 작은 소동이었지만 즐거웠어요.

한동안은 강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물뱀이 언제 또 나타날지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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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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