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되고 싶어>의 인상적인 문장들
한동안 정신없겠지?
아마도?
그럼 이제 우리 자주 못 놀겠네.
그러려나.
내가 대답하자 수경은 몇 초간 말이 없었다. 보채기 금지였지만 어쩐지 다급해진 나는 스스로 세운 규칙을 건너뛰기로 했다.
여보세요? 수경? 불러도 말이 없었다. 휴대폰 너머 공기가 멈춘 것처럼 적막했다.
수경,
하고 다시 한번 부르자,
가은, 상황이 바뀌면 네가 완이 되기도 할거야.
…….
가끔 내 우물에 놀러 와.
그 순간 나는 수경이 나와 있던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긴 시간 동안 연기가 되었다가 되돌아온 걸 알 수 있었다.
- 62p.
어느 관계에서, 혹은 관계를 떠나 스스로의 의식 속에서 우리는 때로 우물에 갇힌 개구리처럼 오를 수 없는 우물을 올려다 보는 입장이 된다. 반대로 우물을 하염없이 내려다 보는 입장이 되어보기도 한다.
주인공인 가은이라는 인물은 스스로 권태라는 우물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가은 - 완 - 수경'이라는 관계도는 '완'을 매개로 하면서도, 어느새 완 없이도 가은과 수경이 연결되도록 변한 일종의 삼각관계다. 또 서로를 우물 안팎의 관계로 본다면 '가은 -> 수경 -> 완 -> 가은 … '으로 하염없이 이어지는 선형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가은은 수경의 우물을, 수경은 완의 우물을, 완은 가은의 우물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가은은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보며, 완이 왜 그녀의 곁에서 멀어졌는지를 고민해본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수경을 쿡쿡 찔러 그거 물어봐주면 안 돼? 라고 애써 알려고 하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실험 같은 건 하고 싶지 않다. 실험의 결과가 궁금하지 않기 때문이다." 답을 알 것도 같지만 굳이 용기내어 물을 자신이 없다. 그녀는 이별한 사람에게 '왜 나를 떠났니'하고 물어보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다.(작가의 다른 소설에도 정확히 같은 문장이 있다. 아마 [공룡의 이동 경로] 였던 것 같다.)
그녀는 완과 있을 때의 자신을 좋아했다. 완과 있으면 용감한 사람이 되어 모험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이다. 그러나 완이 사라지면서 그 용감한 자아도 같이 사라졌다.("완이 나의 기대와 모험심을 가지고 가버렸다는 것도.") 그렇기 때문에도 그녀는 침잠하는 것이다. 용기를 낼 자신까지 완이 가져가버렸기 때문에.
결국 가은 또한 수경에게서 멀어질 미래가 그려지는 순간 그녀 또한 누구에게 '완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어려운 말로 부끄러운 진심을 포장하려고 했지만 누군가에게 하지 못한 말은 분명 이것이다. 네가 못 지내길 바라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빈말이라도 내가 없어서 잘 못 지낸다고 해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