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우리 반 아이들이 좋은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책 『청소년을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들이 원대한 목표를 되새기며 미래를 향해 참을 수 있는 ‘인내심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주에 저는 유튜브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고려대 석영중 교수님이 강의한 영상 ‘톨스토이, 성장을 말하다.’를 보았습니다. 7년 전 강의이지만 교수님처럼 듣기 좋은 목소리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강의는 처음이어서 교수님의 영상을 모두 찾아 들었습니다. 4편 밖에 없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보물을 발견한 느낌입니다. 교사 친구에게도 들려주었더니 반성이 된다고 하더군요(수업시간에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일부분 읽으면서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석 교수님의 강연을 학부모님들께서도 꼭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톨스토이의 인생 전부와 소설책 1500쪽을 45분에 완독 한 느낌이 드는 강의입니다.
석영중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민음사의 『안나 카레니나』를 샀습니다. 각 권당 500쪽으로 총 1500쪽의 소설은 교수님의 설명을 들어서인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50살 무렵 회심(回心, 사악한 마음을 돌려서 착하고 바른 길로 돌아선 마음)한 톨스토이, 아니 소설 속의 레빈이 되어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있는 지금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 석영중 교수님의 강의를 함께 들었던 친구가 바로 책을 빌려달라고 하네요. 이렇게 책 때문에 원래 가까운 친구와의 우정도 더 깊어집니다.
저는 교사와 학부모님은 학생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논제에 대해 끊임없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톨스토이는 삶의 목적이 매일 성장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발전하는 성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참 딱 맞는 말인 것 같지요? 그렇습니다. 내가 ‘성장’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수학학원에서 영어학원에서 레벨업을 하든, 단어시험을 100점 맞든 ‘나의 성장’만 생각하고 노력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 반 아이들 상담자료 설문지 분석을 해본 결과, ‘수학, 영어 학원 등 숙제와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학원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성장’하는 기쁨을 매일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이 교실에서 공부하면서 ‘성장의 기쁨’으로 환호성을 지를 때가 있는데 참고하시면 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상황 1. 국어 시간에 역할극을 할 때입니다.
유난히 수줍어하는 학생이 많은 우리 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수업의 형태가 역할 극입니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발표는 해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코믹한 연기를 펼쳐주는 몇 아이들의 발표를 보면서 박장대소하기도 합니다.
상황 2. 수학 시간에 여러 가지 해결방법을 찾을 때입니다.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칠판 가득히 다양한 풀이과정을 찾아 쓰고 또 썼던 연산 수업과 친구들과 함께 놀이수학을 하면서 수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수업도 좋아합니다. 정삼각형을 자와 각도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그리지 않는 방법이 있다는 아이의 증명을 보면서 2~3명의 아이도 다시 도전을 하기도 합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수학의 아름다움에 빠지는 순간이지요.
상황 3.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입니다.
1학기에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읽을 때는 과학실에 있는 지구본을 갖다가 소설의 주인공이 도착한 나라에 스티커로 표시를 하면서 세계지도를 익혔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제가 끝에 상금을 타냐고 물으니 소설은 결말을 알고 읽으면 안 된다고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이번 주에 읽은 ‘마시멜로 이야기’는 어떤 아이가 자기는 3번 읽었다고 하니 읽지 않고 있는 아이들도 슬그머니 가방에서 책을 꺼냅니다. ‘그렇게 재미있다고?’하는 표정으로.
상황 4. 학급회의로 문제점을 찾고 실천할 때입니다.
아이들이 학교 규칙에 어긋나게 생활하면, 저희 반은 재량시간에 학급회의를 하면서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 뒷문 출입구에 붙여놓고 실천을 계몽합니다. 다른 아이들의 발표를 듣고 자기의 의견도 발표하기 때문에 제가 잔소리할 때 보다 훨씬 실천 효과가 좋습니다. 또 정한 규칙을 무시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서 쓴 실천 내용을 다시 읽으라고 하면 긴 훈계가 필요 없어집니다.
상황 5.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할 때입니다.
아침 10분 글쓰기 시간에 아이들이 쓴 글을 3~5명 정도 칭찬을 하면 칭찬받은 아이들이 다음 날부터 더 잘 씁니다. 시 쓰는 법을 3번 가르쳐 주었는데 우리 반에 매일 시를 쓰는 아이가 생겼고, 건의사항에 글쓰기 시간을 더 달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자기 생각을 마음껏 말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없는 자유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상황 6. 구체물을 가지고 창작하는 미술시간과 음악시간입니다.
자기의 영혼이 담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생각하면서 그리고 만들어 봅니다. 그리고 작품이 잘 만들어지면 스스로 만족하며 사물함 위에 전시를 하고 뿌듯해합니다. 재료를 더 달라고, 다수의 작품을 제작하겠다는 아이도 있고, 한 개를 만들지만 온 마음과 정성을 기울여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잘하는 친구들에게 배우면서 자기 작품에 공을 들이기도 합니다. 또 음악시간도 참 재미있습니다. 음악 감상을 온몸으로 하기도 하고, 가사를 바꾸면서 창작 의욕을 불태우기도 합니다. 음악에 맞추어 춤을 만들어 발표하는 시간도 좋아합니다.
상황 7. 최고의 성장 기쁨을 본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체육 활동입니다.
우리 반은 스포츠클럽 활동으로 ‘피구’를 하고 있는데 영어, 수학 공부도 요렇게 스스로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피구 할 때마다 어슬렁거리던 아이가 지난주 금요일에는 저에게 와서 “선생님 제가 오늘 피구공 잡았어요.”라고 자랑했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한게임 했는데 빠른 공을 잡기가 쉽지는 않더군요. 볼 때랑 달랐습니다. 지금 우리 반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3반을 이길까?’ 생각하랴 연습하랴 바쁩니다. 제가 보기엔 1학기보다 우리 반 실력이 진짜 많이 성장했습니다. 아마 최강 3반은 몰라도 연습 안 하는 다른 반은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10월 26일까지 얼마나 더 성장할까요?
상황 8. 함께 협동하며 청소를 하면서 즐거워합니다.
청소시간에 더러운 자리를 검사해서 칠판에 써놓고, 청소도구를 사용해서 전문가처럼 청소를 합니다. 특히 소독약을 뿌리고 책상과 창문을 닦으면서 좋아합니다. 청소 역할을 정하고 함께 힘을 모아 10분 안에 청소를 끝내려고 노력하면서 진정한 협동을 배웁니다. 이때 빗자루만 갖고 왔다 갔다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 덕분에 마무리가 됩니다. 청소, 아이들이 즐깁니다. 집안에서 역할을 줘서 정리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방방 떠있는 아이들을 ‘워~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청소를 추천합니다.
위에서 제가 쓴 상황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느 교과든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고 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유형을 계속 반복해서 풀고 답하는 학원 숙제를 왜 싫어하고 결국 영어와 수학이라면 손사래를 치는지 알 수 있지요?
뜰 밖에서 놀게 하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아이들에게 놀이 기회를 많이 주시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해답을 놀이 속에서 찾도록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아이들과 톨스토이 단편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으면서 선한 사람들을 소설에서 만나 ‘선한 마음’을 배울 예정입니다. 톨스토이 철학을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부모님들도 함께 읽으시면 어떨까요? 책을 읽고 함께 책 내용을 공유하면 자녀와 친구가 되는 기쁨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매개체로 책만큼 좋은 것이 없으니까요.
앗, 실수했네요. 함께 운동을 하면 ‘몸과 마음’, 둘 다 더 가까워집니다. 제가 피구 같이 해보니 그렇더라고요. 지금 우리 아이들 최고의 관심사는 ‘피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