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동안남 Sep 02. 2023

38편 : 반가운 가을, 따뜻한 가을, 평화로운 가을

가을은 수확, 추석, 축제, 단풍, 수능, 독서의 계절이다.

지겹고, 뜨겁고, 눅눅하고, 답답하던 여름에서 벗어나 이제 가을이 왔다. 가을, 영어로는 fall 혹은 autumn, 한자로는 추(秋)라고 정의한다. 또한, 가을은 다양하게 표현된다. '시원하다, 깨끗하다, 풍요롭다, 평화롭다, 붉고 노랗다, 모든 것이 서서히 져서 사라진다.' 등등 말이다. 이렇게 다양한 수식어와 명사와 동사 등이 붙는 계절 가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이어지는 가을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상징하고 있는지에 대해 6가지로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1. 풍성한 수확의 계절 : 곡식과 열매가 익어 우리의 입맛과 영양분을 제공한다.


가을이 되면 우리가 정성스럽게 가꾸고, 키우고, 기른 식물과 열매들을 수확하는 시기이다. 봄에 씨를 뿌려 여름에는 온갖 잡초와 벌레와 싸우고, 태풍과 비를 피해 가며 평화롭게 지나가면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결실을 제공한다. 볍씨를 뿌려 모내기를 하고, 김매기를 해서 추수하는 풍경을 이 시기에 볼 수 있고, 붉은 사과를 아주 맛있고 영양가 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래서 늘 농민들과 과실을 재배하는 사람들, 그리고 늘 결실을 기다리는 우리까지 가을은 어찌 보면 먹음직스러운 순간만을 기다리는 행복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그 기다림이 가을에 도착하면 우리의 뱃속은 든든해지고, 영양분이 쌓여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가을이야말로 가장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다.


2. 추석이 온다 : 민족 대이동이자 친척 및 여러 사람과의 만남이 다가온다.


겨울에는 설과 정월대보름, 봄에는 단오, 여름을 거치면 가을에는 추석이 온다. 추석, 가장 우리가 기다리는 명절이자 연휴 중 하나이다. 추석은 여러 곳에서 친척들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명절 음식인 송편을 빚고 먹으며 정을 쌓는다. 그리고 보름달을 보며 자기만의 소원을 비는 등 다양한 행사로 가득한 시기이다. 그래서 추석은 우리에게 설렘과 동시에 얼마나 긴 연휴가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항상, 새해 달력을 볼 때마다 추석 연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어떤 해는 환호, 어떤 해는 아쉬움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다. 현재는 시대가 변하고 분위기가 바뀌어가면서 추석도 전통적인 요소보다는 개인주의적이고 현대 지향적인 요소로 바뀌었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 갈등을 유발하고, 친척끼리 왕래가 없다 보니 서먹한 분위기가 빈번하고, 비교하고 또 비교하는 문화에 친척집 가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럼에도 추석은 전통 명절이라는 점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분위기가 그러할 뿐, 마음속에는 모두 함께 즐기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석은 매년 우리에게 즐거움과 평화를 제공하는 1년 중 가장 기쁜 기간일 수 있다.


3. 축제의 계절 : 다양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가을 축제, 가을 소풍, 가을 운동회, 수학여행이 펼쳐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는 늘 전국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자기 고장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수산물을 홍보하고 알리는 축제, 대학에서는 봄에 이은 가을 축제, 학교에서는 가을 운동회와 소풍이 이어진다. 추가로 수학여행도 가을에 많이 치른다. 다시 말해, 수많은 행사와 이벤트, 축제의 절정기가 가을인 것이다. 따스함과 시원함 속에 모든 사람들이 야외로 나와 활동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과거, 코로나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제대로 된 가을을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고난을 이겨내고 이제 우리는 자유롭게 가을 축제와 행사를 치를 수 있다. 다만, 바가지요금과 안일한 지역 축제 진행, 주변을 찌푸리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태 등이 늘 축제와 행사를 괴롭힌다는 점은 흠이다. 이 점만 없다면 우리 모두 가을 행사를 즐겁고, 알차고, 보람차고, 기쁘고, 재미있고, 희망차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추억까지 말이다.


4. 낙엽과 단풍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 수많은 산에서 즐기는 단풍놀이가 이어진다.


설악산, 오대산 등 유명 산에는 가을이면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풍놀이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단풍놀이도 축제와 이벤트에 연계되어 있다. 파랗고 녹색인 이파리들이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고, 오렌지색처럼 변해서 우리 인간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덤으로 날씨가 좋으면 아주 등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가을은 산과 관련된 사항들이 많다. 그러나, 가을의 산을 우리가 잘못 이용해서 늘 산불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으니 불조심을 해야 하는 경각심을 가지며 즐겨야 한다. 가을산은 봄과 여름, 겨울과는 엄연히 다르다. 피곤함도 덜하고, 평화롭게 왕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많은 관광객들과 등산객들은 이제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등산을 할 채비를 갖출 것이다. 


5. 수능의 계절이다 : 1차 인생 관문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늦가을이자 초겨울로 접어드는 11월 중순이 되면, 늘 우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을 치른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과정을 공부해서 하루 동안 치르는 전국적 행사이다. 이 수능이 치러지면 전국이 난리이다. 수험생을 고사장으로 올바르게 가도록 도와줘야 하고, 비행기와 기차는 듣기 시험에 소음을 낼 수 없고, 수험생들을 둔 부모들은 기도를 하면서 그들이 건강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이 날만큼은 수험생들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동시에 인생의 시작이라는 조언도 할 수 있는 유일한 하루일 지도 모른다. 결과 여부를 떠나 인생의 1차 관문에 해당하는 행사라는 마인드로 수험생들이 편안하게 치르길 바란다.


6. 독서의 계절이다, 혼자만의 시간이다, 외로움이다 : 진정한 가을 스타일을 즐기는 시기가 왔다.


가을 하면 독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가 떠오른다. 정말, 가을에는 책을 많이 보는 사람들이 많다. 대형서점에 가면 이 시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러 방문하고, 책을 구입해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도 이 시기에 서점에 자주 방문해서 좋은 책을 보고, 두루 돌아다니며 즐겁게 보낸다. 마음의 양식을 서점에서 먹다 보면 나중에는 너무 배불러서 빨리 소화시키고자 따스하고 시원한 길거리로 나선다. 이 길거리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낙엽과 각종 이파리들이 가을바람에 흩날리고, 낙엽이 쌓인 길을 걸으며 느끼는 그 혼자만의 감성은 글로 표현하기 아주 어려울 정도이다. 눈물도 나고, 콧물도 나고, 귀는 얼얼하고, 마음은 축 처지니 아! 이것이 무엇인가? 삶이 이런 것인가?라는 수많은 생각 속에 회의감이 들고 외로움에 빠진다. 그래서 '가을을 탄다.'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서점에서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나온 후, 외로움 속에 공허한 그 가을 타기는 남자들은 모두 느꼈을 가을만의 상징일 지도 모른다.


가을은 우리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 풍요로움을 제공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이 가을을 잘 보내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제대로 즐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세상이 험악하고, 인생이 흔들리고, 현실이 각박하고, 무엇인가 막혀있어 답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도 가을은 어김없이 왔다. 이제 가을이 왔으니 사람들은 답답한 상황이 지나가길 바라고 있을 것이며, 세상도 평화롭게 되기를 기원할지도 모른다. 그래야 진정한 가을을 즐기고 희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37편 : 영어가 뭐길래? 대한민국의 영어는 어려운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