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너를 손 안에 숨길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세상의 온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너와 머물며 녹지 않게
지켜만 주면 된다고
우리는 서로 믿었고
신뢰를 통해 겨울이라는 계절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감싸 안았어
하지만
붙잡는 순간부터
이미 흘러가고 있었지
내 품 안에서조차
너는 네 계절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내 계절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제야 알았어
사랑에는
지켜야 할 때보다
보내야 할 때가 더 많다는 걸
겨울 끝자락 어느 날
차가운 공기 속으로 너를 돌려보내며
너의 자유가
나의 외로움보다
조금 더 밝기를 바랐어
그리고 떠난 밤,
나는 비어 있었지만
그 빈자리만큼
네가 멀리 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했다
From: 보내는 법을 배운 겨울의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