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겨울은 살을 덮는 무거운 옷처럼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햇살이 따스하고 공기가 차가운 계절이라 사람들과의 거리가 조금 좁혀지곤 했다.
추위 앞에서는 경계심이 허물어지고, 서로에게 다가설 수밖에 없으니까.
여름은 불쾌하고 냉랭해지지만, 겨울은 사람을 따뜻하게 만든다.
여름의 돌파구는 지구를 파괴하는 간편한 에어컨이니까.
그래서 겨울이 좋았다. 가장 사람다운 계절이었으니까.
그런데 이번 겨울은 유독 견디기 어려웠다. 너무 추웠다.
봄이 오는 걸 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
겨울은 분명 나의 속성이었는데도, 그 안에 머무는 일이 이상하리만큼 낯설고 벅찼다.
옷이 더 얇아졌고, 햇살은 더 밝아졌지만, 봄을 건너지 않았던 것만 같은 건 내가 생각한 봄이 아니었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