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꼬리, 장어 쓸개즙, 장어 피
몸보신에도 장어 먹고, 술안주로도 장어를 먹고... 근데 그 장어랑 이 장어는 종류가 다른 거 같은데... 저만 헷갈리나요? 장어가 남자에게 좋다. 여자에게 좋다 하는데 도대체 어디에 좋은 지도 궁금하지 않으세요? 은근히 많은 장어의 종류와 효과 이 기회에 한번 정리해 보시죠.
장어는 바다에 살면 바닷장어, 강에 살면 민물장어입니다. 바닷장어는 종류가 많습니다. 붕장어, 갯장어, 먹장어가 있고요. 민물장어는 뱀장어라고 합니다.
보양식으로 알려진 비싼 장어는 민물장어인 뱀장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음식으로 자주 접하는 4가지 장어들 특징 알아볼까요? 이 정도만 알아도 장어 먹을 때마다 좀 뿌듯하실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이니까요.
[바닷장어의 종류와 효능]
1. 바닷장어에 속하는 붕장어는 일본식 발음으로 ‘붕장어’입니다. 1m 정도까지 클 수 있고, 잘게 썰어서 붕장어회로 많이 먹죠. 붕장어는 양식을 하지 않아서 대부분 자연산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값싸고 만만한 회였는데, 지금은 아니더라고요.
2. 일본의 국민장어로 인기 있는 바닷장어 갯장어입니다. 붕장어보다 주둥이가 뾰족하고 2m까지 클 수 있죠. 육질이 단단해서 회나 샤부샤부로 일본에서 특히 많이 먹습니다. 그런데 갯장어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편이라 고혈압, 고지혈, 동맥경화가 있다면 추천할 만한 식재료는 아닙니다. 이런 분들은 조금만 드셔야 합니다.
3. 술안주로 인기 있는 곰장어입니다. 불에 구울 때 꼼지락거리기 때문에 곰장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깊은 바다에 살기 때문에 눈이 퇴화돼서 먹장어라 부르는데 특징적으로 지느러미가 없습니다. 이름엔 장어가 붙어 있지만, 실지로는 장어류가 아닌 턱이 없는 어류입니다. 곰장어를 부산에서 먹기 시작한 것도 일제강점기에 곰장어 가죽 공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의 게다(일본식 나막신) 끈과 모자테를 곰장어 가죽으로 만들었는데 질기면서 무늬가 특이해 바다의 실크로 불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 가공기술이 최고라네요.
[민물장어의 효능]
스태미나 보양식으로 먹는 값비싼 장어는 민물장어인 뱀장어입니다. 장어류 중 유일하게 바다에서 태어나 민물에서 성장한 후 바다로 돌아가 알을 낳습니다. 일반 생선에 비해서 비타민A가 150배가량 많이 들어 있어서 눈건강, 성장, 암예방 등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됩니다.
장어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인 EPA, DHA함량이 높아서 뇌세포와 신경조직을 구성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다른 어류에 비해 장어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장어의 콜레스테롤은 몸에 쌓이지 않고 오히려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배출하는데 좋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동의보감에 “장어는 오장육부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간장, 신장, 폐를 보호하며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영양실조로 인한 하지무력과 100가지 병을 치료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장어가 정력에 도움이 된다면 그건 오메가 3, 비타민A(레티놀), 뮤신 때문일 겁니다. 특히 뮤신은 당단백질의 일종으로 콘드로이친을 함유하고 있는데 장어 외에 낙지, 미꾸라지 등에도 들어 있습니다. 장어에 들어 있는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은 자양강장식이 됩니다. 스태미나를 올리는 보양기능도 있지만 여름에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하는 기능도 합니다. 장어에는 비타민B1(티아민)이 풍부한데 이게 음식을 먹었을 때 에너지로 바뀌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좋은 음식을 먹었을 때 에너지로 전환이 돼야 피로해소도 되고 힘도 나고, 여름에 더위 먹는 것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장어가 남자들의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젠 그 편견을 좀 깨뜨려야 합니다. 여자들이 기본적으로 바르는 아이크림의 주성분이 레티놀인데 장어에는 이게 풍부합니다. 여기에 비타민E까지 들어 있어서 장어는 노화방지와 피부미용에 효과적이죠. 남자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좋은 식품입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장어는 성장기에도 좋습니다.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A, 비타민E, 오메가 3, 콜라겐, 칼슘 등이 풍부하거든요. 장어에는 병에 대한 저항력을 올리고 성장에 좋은 비타민A(레티놀)가 쇠고기의 300배 이상 들어 있습니다. 한 가지 음식으로 비타민A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데 단연 최고죠. 성장발달에 좋은 고단백 음식입니다.
[세계적인 보양식 민물장어=뱀장어]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이 많아서 독일 함부르크 지방에서는 여름 별식으로 ‘알주페’라는 민물장어 수프를 먹고, 우리나라에서 삼계탕 먹듯 일본에서는 더위를 이기는 음식으로 ‘민물장어 덮밥’을 먹습니다. 영국에는 장어젤 리가 흔한데 축구선수 베컴이 즐겨 먹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뱀장어를 한의서에서는 ‘만려어’라고 하는데 “허로를 보하고 치질, 궤양 등 상처회복 효과가 있으며 폐결핵 같은 만성소모성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민물장어와 어울리는 음식]
1. 부추: 부추에 들어있는 ‘알리신’은 소화도 잘되게 하고, 살균작용 해줍니다. 또 비타민B1의 흡수를 도와서 피로해소 효과를 갖는데, 장어에도 비타민B1이 들어있어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게 한의학적 표현으로 보양(스태미나) 효과를 갖는 거죠. 비타민B1이라 불리는 티아민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걸 도와줍니다. 그러니 에너지가 더 생기고, 피로해소 효과가 더 커지는 거죠. 장어와 부추는 모두 신장을 보하고 허약한 것을 튼튼하게 해 주니까 함께 먹으면 효과가 더욱 좋습니다.
2. 디저트는 유제품으로: 장어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 보통 생강이나 마늘과 함께 먹습니다. 생강, 마늘이 단백질 분해효소가 있어 소화를 돕지만, 향이 강한 게 좀 불편하다면 이때 우유와 요구르트 등을 드시면 좋습니다. 입과 몸에 남은 향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3. 시금치: 특히 눈건강에 신경 쓰신다면 시금치와 함께 먹는 걸 추천합니다. 장어의 비타민A와 시금치의 루테인은 눈건강과, 눈의 피로해소에 도움이 주기 때문입니다.
4. 생강: 생강은 살균 작용으로 산화를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낮춰서 장어와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민물장어 안 어울리는 음식]
_장어 먹을 때 복숭아는 피하라? :‘장어 먹을 때 복숭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는 말은 거의 일반상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장어와 복숭아가 상극이라서 생긴 말이 아닙니다. 복숭아의 신맛을 내는 유기산의 특징은 지방이 소화되도록 잘게 분해되는 걸 방해해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장어 먹을 때 복숭아를 피하는 게 아니라 ’ 지방이 풍부한 모든 음식에는 복숭아를 디저트로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날이 더워지고, 기운이 떨어지면 삼계탕만큼 인기 있는 장어. 오해 풀고, 잘 활용하셔서 건강컨디션 유지하는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맞는 체질)
몸이 차가운 편이고, 허약한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고단백, 고지방 음식이라 살이 찌는데 도움이 됩니다.
(주의할 체질)
_장어 자체는 뜨거운 성질을 갖고 있어서, 몸에 열이 많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분들은 조금씩 양을 조절해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_장어즙을 한 번에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살이 찌거나 복통, 소화장애,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1. 장어꼬리: 드라마에 보면 장어 꼬리를 서로 먹기 위해 다투는 장면이 나오는데 사실 이거 의미 없습니다. 장어꼬리는 영양적으로나 효능 면에서 몸통과 차이가 없거든요. 꼬리가 정력에 좋다는 건, 아무래도 기분 탓일 겁니다.
2. 장어쓸개즙: 장어구이집에 가면 서비스로 장어쓸개즙을 소주에 타서 주실 때가 있습니다. 몸에 좋다고 주시는데 먹기도 그렇고, 안 먹기도 그렇고 애매하죠. 실제로 쓸개즙 하면 우루사가 생각나고, 왠지 간에 좋을 거 같잖아요? 하지만 이담작용(담즙산 분비를 촉진하는)을 하는 쓸개즙의 UDCA(우루소데옥시콜린 산)는 곰이나 오소리 같은 몇몇 포유류에만 있고 어류에는 없습니다. 당연히 피로해소에 아무 효과도 없는 거죠. 굳이 장어 쓸개즙을 먹는다면 장어기름을 소화, 흡수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 정도일 겁니다. 가끔 붕어나 잉어 같은 민물고기 쓸개즙까지 먹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절대 안 됩니다. 민물고기의 쓸개즙은 독성물질이 있어서 끓여도 없어지지 않으니까 탕이나 죽을 끓이더라도 반드시 쓸개는 떼고 드셔야 합니다.
3. 장어피: 종종 정력에 좋다면서 장어피를 소주에 타서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절대 안 됩니다. 장어 피에는 이크티오헤모톡신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날로 먹게 되면 구역감, 설사, 호흡곤란 등이 생기거든요. ‘붕장어’로 알려진 붕장어의 혈액에도 같은 독소가 있기 때문에 붕장어회를 드실 때 반드시 핏기는 모두 제거하고 드셔야 합니다. 그래서 붕장어회는 전문 조리사님이 하시는 게 좋습니다.
4. 장어즙: 장어에 지방이 풍부하잖아요. 근데 그 지방이 오메가 3(EPA, DHA)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입니다. 보통 지방과 단백질은 같이 있기가 어려운데 장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운동선수들이 많이 먹죠. 장어를 달이면 케케 한 냄새가 납니다. 단백질이 변성돼서 나는 냄새인데, 이걸 없애려고 이런저런 한약재들을 많이 넣게 되죠. 요즘엔 홈쇼핑에서 장어즙을 많이 파는데, 힘들게 집에서 끓이지 마시고 홈쇼핑 제품을 이용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품질관리가 철저하고, 검사성적서, 위생 성적서 같은 걸로 더블 체크가 되니까요. 이런 제품 구입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