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차, 여주즙, 여주환, 여주분말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5대 장수촌 중 하나가 오키나와입니다. 이곳 사람들이 가정식으로 즐겨 먹는 장수 식재료는 바로 여주입니다. 보통 가정식은 그곳 환경이나 기후에 맞춰서 생존력을 높여주는 음식이잖아요? 일 년 내내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는 오키나와에서는 여주가 생존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식재료였던 거죠. 여주 하면 당뇨가 바로 떠오르실 텐데, 당뇨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도움 되는 의외의 효능이 많습니다.
쓴맛이 강해서 ‘쓴 오이(bitter-melon)’라고 불리는 여주는 한자식으로 표현해도 고과(쓴 오이)입니다. 맛이 쓰고 성질이 차고 독이 없습니다. 생긴 건 오이와 호박 중간쯤 되는데, 꼭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겼습니다.
동의보감에는 ‘찬 성질을 지녔고, 피로를 없애주며 기력을 회복하고 부기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쓰여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덜 익은 여주의 차가운 성질을 이용해서 열을 끄고, 눈을 맑게 하며, 마음의 화를 푸는 데 사용했고, 잘 익은 붉은 여주는 단맛과 평이한 성질을 이용해서 비위를 돕고 보하는 기능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여주는 성질이 차서 더위에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탁월합니다. 여주즙을 마시거나 달여서 탕으로 먹게 되면 그 작용이 더 강해지죠. 열을 내려주는 청열이란 표현은 해열제를 먹어야 하는 염증성 열이 아니라 더위로 인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른 그런 열감을 말합니다. 열을 식혀서 정신을 또렷하게 하고 더위를 예방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왜 여름 되면 더위 먹는다고 하잖아요. 멍하고 기운 없고 입맛도 없고 그런 상태 말이죠. 그럴 때 여주가 효능을 발휘합니다. 그러니 더운계절에 여주 잘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더위를 잡아주는 동시에 해독효능도 있습니다. 더위나 음식으로 인한 장염이나 열독을 완화시키고 눈이 충혈되는데도 효과가 있죠. 하지만, 여주는 기본적으로 찬 성질이 강하기 때문에 소화기가 너무 차거나 먹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어떤 음식이 해독효과 가지고 있다는 건 대부분 찬 성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시대의 독이나 화는 대부분 스트레스와 같은 열성 질환이 많으니까요.
건강식재료에 관심이 많지 않은 분들도 여주 하면 당뇨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 비결은 여주 특유의 쓴맛에 들어있습니다. 모모르데신,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씁쓸한 맛을 내는 성분이 혈당치를 낮추고 위 점막을 보호하거든요. 또 여주에는 몸속 인슐린이라 불리는 카란틴과 P-인슐린이 풍부해서 몸에서 당분이 합성되는 걸 막아주고 혈당을 조절하기 때문에 당뇨환자의 식단으로 자주 이용이 됩니다.
장수식재료로 꼽히는 여주는 암환자의 보조치료에도 사용됩니다. 면역 기능을 올리고 암세포를 없애는데 도움 되는 카란틴,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지로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서 여주 추출물이 암세포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습니다.
여주에는 지방을 연소하는데 효과적인 공액리놀레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또 칼륨 성분이 이뇨작용과 나트륨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살이 찌면 몸이 잘 붓잖아요? 수분대사가 잘 되지 않고, 또 몸에 소금기가 많아도 잘 붓게 되는데 이뇨작용과 나트륨 배출은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기능입니다. 이외에도 비타민C가 오이의 20배, 레몬의 5배 수준으로 들어있어 피로해소와 피부미용에도 좋습니다. 여주의 껍질이나 여주즙을 피부에 바르게 되면 땀띠 나 습진 같은 피부질환에도 도움이 되고, 화상을 입었을 때도 열감을 식히는데 유용합니다.
여주 특유의 쓴맛에는 당뇨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모모르데신이라는 성분은 혈당을 낮추기도 하지만 위의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이 쓴맛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서 식욕을 돋우는 효과도 있고,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해서 배변을 돕기 때문에 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여주의 유일한 단점. 쓴맛]
그 외에도 사포닌계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어 면역에도 도움이 되지만 여주의 유일한 단점은 쓴맛이죠. 종류나 재배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씨와 속 부분이 특히 씁니다. 집에서 손질하실 땐 씨와 속을 파낸 여주를 얇게 썰어서 소금물에 담그거나, 소금에 버무렸다가 뜨거운 물을 끼얹으면 쓴맛이 많이 제거돼서 음식으로 사용하기 편해집니다. 기름에 볶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활용하면 좋습니다.
[여주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업되는 음식궁합]
(+달걀) 여름에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해 줍니다. 여주와 달걀에는 당질을 에너지로 바꾸는 비타민B1이 들어 있어서 여주와 달걀을 함께 먹으면 대사를 촉진하고 몸에 활력이 생기는데 좋습니다.
(+당근) 더위로 눈이 충혈되고 설사나 식욕부진이 있을 때 신선한 여주 2개의 속을 제거하고 썰어서 당근과 같이 넣고 볶아 먹으면 좋습니다
(+꿀) 더위로 열이 나고 갈증 날 때 여주즙에 꿀을 섞어서 차갑게 먹으면 도움이 됩니다.
(+고추) 여주와 고추를 함께 볶으면 여주의 쓰고 차가운 성질을 잡아줄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 돼지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비타민C와 단백질 등 필수영양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주의 쓴맛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여주 고르기, 보관법]
여주를 고를 때는 선명한 녹색에 윤기가 흐르며 돌기가 많고 빽빽한 게 좋습니다. 보관할 때는 씨와 속을 파내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잘 싼 후 냉장 보관하시면 되는데, 일주일정도 가능합니다. 오랜 기간 보존을 위해 냉동하신다면 소금에 버무리거나 살짝 데쳐서 냉동하시면 되고, 1개월 정도까지가 좋습니다.
그동안 여주를 당뇨환자에게만 좋은 식재료로 생각하셨다면, 이제는 평소 건강관리에 좋은 식재료로 여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여주 주의사항]
1. 성질이 찬 편이라 위가 차고 허약하거나, 변이 묽은 사람은 신중하게 먹어야 합니다. 위가 허약하신 분이 여주를 이용해 보고 싶다면 식사 후에 적은양으로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2. 임산부의 경우는 자궁수축, 하혈 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 특히 조심해야 하죠.
3. 여주를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저혈당 위험이 생길 수 있으니 그 점도 참고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4. 덜 익은 여주 씨에는 쓴맛의 쿠쿠르비타신이 더 많은데, 이게 구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 여주차: 종이컵 기준으로 하루 1잔 정도 마시기
말린 여주 10g을+물 2L와 함께 20분 정도 끓이기
2. 여주즙 고르는 TIP: 하루 1~2포 먹는 게 적당
①저온 추출물(뜨거운 물로 끓이면 유효성분 파괴가 많으므로, 50~60도 저온추출제품 추천)
②유기농(‘유기농추출액’ 표시를 확인)
③첨가물 없는지 확인(쓴맛이 강해서 설탕이나 향료등 첨가물이 많이 사용됨)
3. 여주환 고르는 TIP: 즙이나 분말에 비해 먹기 편한 제형
①유기농 확인
②부형제가 없는지 확인: 부형제로 쓰이는 곡물 속 글루텐이 소화불량이나 흡수를 더디게 만들 수 있으니 부형제가 없는 게 더 좋습니다. 물 만으로 반죽하는 수환방식의 제품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4. 여주분말: 여러 가지로 활용가능. 하루에 10g 정도가 적당
①여주차: 분말 1~3g+물
②여주밥(4인용 기준): 여주분말 10g을 물에 녹여서 밥물로 쓰기
③각종 요리에 뿌려서 사용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