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167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건강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던 정조대왕께서 봄철에 즐겨 먹었던 음식이 두릅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두릅은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인기가 많죠. 오늘은 지금이 딱 제철인 두릅의 활용과 주의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 두릅 효능 ]
두릅에는 사포닌과 식이섬유, 비타민K, 단백질이 풍부해서 건강 식재료로 인기가 많습니다. 두릅에 들어있는 베타카로틴과 각종 미네랄은 면역력을 올리는 데 도 도움이 되고 피로를 회복하는데도 효과적이죠. 봄날 춘곤증으로 기운이 없고 나른함으로 입맛이 없다면 꼭 챙겨 먹을만한 식재료입니다. 게다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부위에 따라 효과가 조금씩 다릅니다. 신경이 예민해서 안정감을 원한다면 날것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먹는 게 좋고, 당을 조절하는데 도움받고 싶다면 두릅나무껍질까지 챙겨 먹는 게 좋습니다. 껍질에 사포닌이 더 풍부하니까요.
[ 인삼 vs 두릅 사포닌 ]
우리가 식품으로 접할 수 있는 사포닌의 공통점은 쓴맛이 나면서 건강에 유용한 성분이라는 겁니다.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염증을 완화하면서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기능을 하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품별로 사포닌의 효과가 조금씩 다릅니다. 사포닌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인삼의 진세노사이드는 피로를 회복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강하고, 두릅에 들어있는 두릅 사포닌은 신경을 안정시키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특징적입니다. 이외에도 콩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어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데 특히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라지에 들어있는 사포닌인 플라티코딘은 기관지를 건강하게 하고 가래를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합니다. 이처럼 제철 음식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사포닌의 종류가 의외로 다양합니다. 이런 특징에 맞게 우리가 잘 활용하면 되겠죠? 두릅의 사포닌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쓴맛이 아주 강합니다. 콩의 사포닌(이소플라본)은 쓴맛이 거의 없고, 인삼과 도라지의 사포닌이 부드러운 느낌의 쓴맛인 것과 다릅니다. 게다가 두릅은 생으로 먹으면 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익혀 먹는 게 쓴맛도 줄이고 독성을 없애는데도 유용합니다. 도라지 속 사포닌이 기관지 면역에 강한 반면 두릅의 사포닌은 전신 면역에 더 효과적이죠. 하지만 인삼보다는 면역을 올리는 효과가 조금 약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 두릅 활용 ]
1. 두릅나물: 제일 많이 이용하는 방법일 겁니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거죠.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두릅을 30~40초 정도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서 물기를 짜면 됩니다. 추가로 양념을 넣고 나물로 먹기도 하죠.
2. 두릅 청: 두릅을 청으로 만들어서 보관하게 되면 지금 같은 봄철이 아니더라도 두릅의 효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설탕과 함께 1:1 비율로 담아서 두릅 청을 만들고, 숙성되면 물에 타서 차로 마시는 거죠. 상큼한 맛이 나는 두릅 청은 그 외에도 다양한 음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두릅 튀김: 몸이 찬 편이라면 두릅을 튀김으로 먹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특히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K를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식으로 두릅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유용한 두릅, 외국에서는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요? 주로 한국, 일본, 중국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튀김으로, 중국에서는 약재나 요리 재료로 사용됩니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라서 거의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서양에서 자주 먹는 아스파라거스도 두릅처럼 쓴맛이 강한 채소인데 버터구이나 그릴 요리로 흔하게 사용하잖아요? 두릅도 비슷한 조리법으로 요리하게 되면 훨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두릅과 어울리는 음식 조합]
1. 단백질: 쇠고기나 달걀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과 두릅과 함께 먹게 되면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같은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어서 균형 있는 식사 가능해집니다.
2. 들기름: 두릅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K가 들어있어서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이 높아지지만 튀김으로 먹게 되면 지방 섭취가 너무 많아집니다. 데쳐서 들기름과 함께 무치게 되면 두릅의 유용한 성분과 들기름의 오메가-3 지방산도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3. 현미밥: 두릅의 사포닌 특징이 혈당을 조절하는 건데, 여기에 현미밥을 함께 하게 되면 이런 기능을 더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풍부한 식이섬유를 섭취하는데도 유용합니다.
4. 마늘: 두릅의 사포닌과 마늘의 알리신이 만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이는데 효과적입니다. 두릅을 요리할 때 마늘과 함께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두릅 먹을 때 주의사항]
1. 두릅나무의 새순은 독성이 거의 없어서 오래 먹어도 괜찮지만, 껍질과 뿌리에는 독성이 약간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달여서 드신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2. 통풍 주의: 두릅은 퓨린이 풍부한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 많지만 두릅과 아스파라거스 같은 몇 가지 채소에도 풍부합니다. 그러니 통풍이 있다면 두릅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3. 반드시 익혀서 섭취: 생으로 먹으면 독성으로 인해 구토나 복통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데치면 또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으니까 30~40초 정도 데쳐서 드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두릅은 하루에 100g(한 줌 정도) 정도 먹는 게 적당합니다.
4. 알레르기 주의: 두릅의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처음 드시는 분이라면 조금씩 먹어보면서 가려움이나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지 확인해 보시는 게 안전합니다.
지금이 딱 제철인 두릅, 잘 활용하셔서 봄날의 나른함도 깨우고, 건강 컨디션 올리는 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