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썩어서 성질 나 죽겠다~! 씁쓸한 순간.

여전히 헤매는 50이지만,

아침마다 식구들에게 과일을 꼭 챙겨주는 편이라,

다람쥐 도토리 모으는 거 마냥 꼭 미리 과일을 쟁여둔다.

그래서 주말마다 마트 가서 과일 사는 게 루틴이다.


요즘 과일값이 너무 올라서 (추석 전이라서 그렇다기엔 너무 이르고, 장마 때문이라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쉽게 결정하기가 망설여진다. 그중에 가장 합리적이고 괜찮은 과일을 고르는 게 중요한 일이다.

복숭아를 사려고 "한 상자 주세요"하는 순간,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반찬통을 꺼내시며 씩씩댄다

"어휴, 나 먼저 해줘. 성질 나 죽겠어. 어제 산 토마토가 썩었어. 봐봐~ 어휴, 성질나!"


하나하나 골라서 담은 과일이 아닌 이상,

포장되어 나오는 과일들은 종종 아래에 상한 과일이 섞여있기도 한다.

특히 무르기 쉬운 과일은 더 그렇다.

그럴 땐 '으~아까워~'하고 마는 나는,

당차게(?) 증거품을 들이밀며 따지는 그분을 보며 서서히 안전거리유지를 한다. 난 역시 쫄보다.


노련한 직원은 토마토를 본 후

'어떻게 해드릴까요? 고객님~ 환불해 드릴까요? 교환에 드릴까요?'

"뭔 환불이야. 교환해 줘~그리고 복숭아도 골라서 넣어줘. 어휴, 못 믿겠어!"

내 주문을 먼저 받았던 직원은 먼저 오신 손님부터 해드리겠다 양해를 구한다.


불만이 많으셨는지,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는 건지.. 직원이 골라주는 내내 불평하신다.

도대체 믿을 수 없다며~ 성질나서 죽겠다며~

근데, 이게 그렇게 성질낼 일인가?

과일장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일은 흔히 있을 거 같은데...

저렇게 나이 지긋한 분이 그런 것도 모르나?

저분에겐 토마토가 아니라 한약이 필요한 것 같다.

화병이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한약...

노련한 직원의 처신으로 주위의 시선이 사그라든다.

짧은 순간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실수도 하고, 알고 있는데 까먹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아니, 딱히 누구의 실수도 아닌 일들에 너무 화내지 말자.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이고, 여유가 생겨서 온화해질 거 같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물론 그분도 그 순간을 제외한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 누군가에게 여유와 지혜로 도움을 주시겠지.

일상에서, 순간순간 마음관리 잘해야겠다.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매 순간 애쓰면서 단정하게 유지하는 일상이니까... 나도 역시... 더 관리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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